경기 고양시 화전동에 있는 가축 사료 전문업체 하농은 계란껍데기를 활용해 난각생균제 ‘바이오칼슘’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바이오칼슘은 주로 양계·양돈농장에서 사용하는 사료에 첨가하는 영양제다.

이달부터 전국 축산농가에 본격 유통되기 시작한 바이오칼슘은 계란껍데기인 난각에서 추출한 생균을 활용해 제조·생산한다. 계란 무게의 약 3~12%를 차지하는 난각에서 유익균을 추출하고 미생물과 기능성 원료를 조합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난각은 미생물이 흡착하기 좋은 구조로 돼 있어 생균 부형제(사료 배합 물질)로서의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윤성 하농 난각생균제 연구원은 “난각생균제를 닭과 돼지에게 공급하는 사료에 첨가하면 유해한 세균을 억제하고 소화와 성장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난각생균제의 보관 기간을 기존보다 24배까지 늘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난각에서 추출한 생균을 배양 증식 과정을 거쳐 다시 난각에 접종해 생균제로 개발하면 보통 한 달의 보존 기간을 최장 24개월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가축의 근육 및 뼈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수 아미노산, 난각 칼슘, 효소제, 종합비타민을 난각생균제에 다량 첨가해 영양소를 높였다.

하농은 2020년부터 2년에 걸쳐 건국대와 공동으로 총 10억원(정부지원금 포함)의 개발비를 투입해 바이오칼슘을 개발했다. 건국대에서는 유익균의 생존력을 극대화시키는 사료배합비에 대한 특허를 넘겨받았다. 지난 2월 대구에서 열린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도 받았다.

이 회사는 2010년 한국항공대 벤처육성지원센터에 입주해 축산벤처로 성장해왔다. 가축 분변의 악취를 줄이고 육질을 개선하는 천연미네랄과 흑염소가 풀 대신 콩깍지 사료로 성장할 수 있는 사육방식을 개발했다.

회사는 난각생균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 유명 효소제 회사와 제휴를 맺고 의약품과 식품에 사용하는 효소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최주철 하농 대표(사진)는 “국내에서만 연간 약 9만t이 버려지고 있는 난각을 재생하면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환경 개선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