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지정 위해 전담부서 확대·개편 등 행정력 집중
"선제대응도 좋지만 4년여 앞선 준비는 행정력 낭비 의문"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이 폐광 후유증 해결 '만능의 칼?'
강원 태백시가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폐광 대응 방안으로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산업위기 대응 전담부서를 2개 팀으로 확대·개편한 산업위기 대응 전담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은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추진, 정부 차원 대체 산업 건의, 장성광업소와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및 업무 지원 등을 전담한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이 과연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발생할 지역경제 붕괴 등을 해결할 만능의 칼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이 폐광 후유증 해결 '만능의 칼?'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이 폐광 후유증 해결 '만능의 칼?'
◇ "석탄산업은 회복 대상 아닌 구조조정 대상"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목적은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의 조속한 회복'이다.

즉 경제 여건 악화 등으로 위기를 맞은 지역 산업을 재정, 연구개발, 판매 및 수출, 교육훈련 등 국가 지원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태백시의 주된 지역 산업인 탄광은 회복 대상이 아닌 '구조조정'(퇴출) 대상이다.

1988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탄광의 구조조정은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1988년 46개이던 태백지역 탄광은 장성광업소만 남았다.

장성광업소도 2024년 폐광 예정이고, 장성광업소가 폐광하면 태백지역의 탄광은 모두 사라진다.

정부의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기준은 휴폐업 업체 수 증가, 전력사용량 감소,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등 최근 6개월간 지역경제의 급격한 침체다.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이 폐광 후유증 해결 '만능의 칼?'
◇ 장성광업소 폐광해야 지정 요건 대부분 충족
이 같은 급격한 지역경제 침체는 장성광업소 폐광 이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9월 태백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지정 사전 분석 용역 최종 보고서도 '(장성광업소) 폐광 시 특별지역 지정 요건을 대부분 충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병호 연리지 미디어 협동조합 편집장은 "선제 대응도 좋지만, 앞으로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은 사업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것 등은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칫 이는 시민에게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장성광업소 폐광 대책도 마련된다는 오해를 줄 소지도 크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적처럼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폐광의 경제적 후유증 규모를 지역총생산의 24.5% 감소로 예상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4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체 산업 육성에 대해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진흥지구 등 다양한 대체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