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전용 오토바이 중고매물 늘어


음식 배달이 크게 줄어든 건 거리두기 해제 때문만이 아니다. 계절적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달업계에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과 가을을 비수기로, 활동이 뜸한 여름과 겨울을 성수기로 분류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3대 배달앱은 한겨울과 한여름인 12월(3681만 명)과 8월(3534만 명)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았다. 반면 4월은 15%가량 적었다. 코로나 와중에도 계절을 탔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가 최근 들어선 급감세로 돌아섰다는 게 라이더들의 얘기다.
아예 일을 그만두는 배달기사도 나오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서 배달대행 사무소를 운영하는 최성윤 씨는 “최근 한 달 새 10명 중 2명꼴로 (배달기사 일을) 접었다”며 “최근 그만두는 사람과 얘기해보면 앞으로 (배달기사로) 돈을 많이 벌기 어렵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라이더들이 처분하기 위해 내놓는 오토바이 매물도 늘고 있다. 배달기사들이 가장 많이 쓰는 ‘혼다PCX 125’ 오토바이의 경우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최근 1주일간 하루평균 50여 건의 매물이 올라왔다. 한두 달 전만 해도 20여 건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새 오토바이 판매는 급감했다.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40년째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는 정명준 씨(62)는 “작년 4월엔 하루에 한 대꼴로 바이크를 팔았는데, 이달엔 두 대밖에 못 팔았다”며 “배달용으로 쓰이는 차종의 수요가 특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