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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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규제 완화 기대감에 들썩이자 안정화에 우선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그간의 과도한 규제 중심 정책으로 인해 훼손된 시장 기능을 회복해 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로 취임하면 시장 영향을 고려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정책의 우선순위와 강도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2일 “부동산 가격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부분은 매우 안정 위주, 신중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지난 19일 “부동산 종합 대책 발표 시점이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서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3법’에 대해 한 후보자는 “임차인들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의도로 마련된 제도이나,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당초 의도했던 취지와 달리 일부 부작용도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의 원활한 작동과 임차인 보호를 조화롭게 도모하는 방향으로 다각적 개선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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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 방향에 대해선 “시장관리를 위해 세제를 과도하게 강화함에 따라 실수요자 등에 대한 세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주택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다주택자 중과 등 과도한 세부담으로 인해 거래를 위축시키는 등 시장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추진될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한 후보자는 “재원 마련에 있어 지출구조조정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재정건전성, 국채시장 영향 등을 감안해 가용 재원을 최대한 발굴하고 국채 발행은 가급적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현행 ‘주52시간제’를 둘러싼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 대해선 “필요한 경우 노사의 자율적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근로자의 건강 보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실근로시간 단축은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업주에 국가가 일정액을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제도에 대해선 “종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약 10조원이 투입된 일자리안정자금은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