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중앙연구토론회를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했으며,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과 주창일 당 선전선동부장 등 고위간부들이 토론자로 나서 기념일에 의미를 부여했다.
참가자들은 항일유격대를 창건한 김일성 주석과 그의 뒤를 이어 인민군을 강화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한 뒤 "김정은 동지의 비범한 군사적 예지와 영군술, 정력적인 영도에 의해 불과 10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우리 혁명무력은 일찍이 있어본 적 없는 발전의 최전성기를 맞이했다"고 치켜세웠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을 다룬 기록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영화상영주간'도 전날 평양국제영화회관에서 막을 열었다.
이외 빨치산 창설일을 기념하는 중앙미술전시회와 노동자들의 시·노래모임 '영원한 승리의 총성'도 중앙노동자회관에서 진행됐다.
북한은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장기화로 민생이 악화하자, 대형 기념일들을 계기로 다양한 행사를 벌이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민심 이반을 막는 데 주력해왔다.
이번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역시 김정은 체제를 향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 사설에서 "우리 공화국이 제국주의의 극악한 포위압살 공세 속에서도 존엄있고 강력한 실체로 급부상해 위력을 떨치는 것도 우리 혁명대오가 영도자(김정은)를 중심으로 일심단결됐기 때문"이라며 항일빨치산들의 '수령 결사옹위' 정신을 계승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25일은 김 주석이 1932년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할 당시 처음으로 무장을 갖춘 '조선인민혁명군'을 조직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날이다.
북한은 이 부대를 현재 인민군의 모태라고 보고, 1978년부터 2017년까지 이날을 '건군절'로 기념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을 건군절로 삼으면서, 4월 25일은 첫 무장단체 창설의 의미를 갖게 됐다.
특히 올해 기념일은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정주년인 만큼,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각종 신형 무기를 공개하고 대내외에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