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동남아시아 노선 운항 재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의 국제선 운항 단계적 회복 방안을 바탕으로 인기 여행지인 동남아 여행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다음달부터 필리핀 세부와 클락을 포함해 국제선 14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국제선 노선 수는 이달 8개보다 75% 뛰게 된다. 운항 횟수도 4월 88회에서 5월 174회로 두 배 가까이(98%) 급증하게 된다.

다음달 운항 확대는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이 체결된 대양주 노선과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대양주 지역이 68회로 가장 많고,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가 58회, 일본 34회, 중국 14회 순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예전 우리나라 여행객이 많이 방문하고,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된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이 많다"며 "동남아 대표 휴양지인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 필리핀 보홀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도 새롭게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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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에어서울 역시 다음달부터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에어서울은 다음달 28일 다낭에, 6월18일 나트랑에 각각 주 4회 스케줄로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에어서울은 지난달 30일 사이판에 신규 취항했고, 다음달 14일에는 괌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또한 상반기 안에 보라카이(칼리보)와 코타키나발루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필리핀 세부 노선의 신규 취항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지 약 2년 여 만에 사이판과 괌 노선을 포함해 모두 4개 휴양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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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들은 모객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오는 19일까지 5월에 탑승하는 편도 항공권을 특가로 판매한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 등이 모두 포함된 총액운임 기준 인천~마닐라 노선을 29만2600원부터 푼다. 이와 함께 인천~세부(최저가 31만7600원), 인천~클락(29만2600원), 인천~코타키나발루(31만2600원) 노선 항공권도 특가로 선보인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현지 호텔 등과 제휴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괌과 사이판 노선을 운영 중인 에어부산은 다음달 말까지 사이판 현지 호텔 3곳과 제휴해 호텔 픽업과 객실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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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년여 간 막혔던 해외여행 수요는 폭증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달 21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의 한 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 2년 넘게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에 불이 붙었다.

일례로 홈쇼핑에서 선보인 해외여행 패키지 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100억원이 훌쩍 넘는 주문액이 몰리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이 지난달 22일부터 한 주간 실시한 해외여행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530명)의 절반 이상(55%)이 '입국자 격리면제 발표에 해외여행 상품을 알아봤다'고 답했다. 가고 싶은 해외여행 지역으로는 동남아(41%)가 1위를 차지했다. 실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점으로 응답자의 40%가 '올해 하반기'라고 답했다.

이미 지난달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123.3% 뛴 41만1000명을 기록했다. 2분기와 3분기 여행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이같은 증가 흐름이 꾸준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마지막주 국제선 여객은 전주보다 15% 늘었고 4월 들어 추가로 20% 이상 확대되고 있다. (수요가) 바닥에서 벗어나는 시작 단계"라고 진단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출장, 신혼여행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