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하루 2만명 확진 속 '중간고사 응시 불가'에 반발 확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방역지침 그대로면 응시 불가…응시한 시험 성적 기준으로 인정점 산출
"소숫점 차이로 등급 갈려…격리 시험실 마련" 요구, "미리 걸려야 하나" 불만도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하루 2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교육 당국이 이번달 하순부터 시작될 중간고사에서 확진 학생의 지필평가 응시를 불허하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로 하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지난달 14일 게시된 "본인 확진이라도 고등학생은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한 고등학교 학부모가 올린 청원글에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1만1천774명이 동참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올해 새 학기에도 지난해처럼 코로나19 확진자를 비롯한 등교중지 학생을 위한 별도 시험실을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결시 학생에게는 인정점 부여 방식으로 성적을 내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를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인정점은 결시한 시험 이전, 이후의 성적이나 기타 성적의 일정 비율을 환산한 성적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법정감염병으로 결시하면 100% 인정점을 부여하지만, 이것이 응시한 평가에서의 점수를 결시한 성적에 그대로 가져온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같은 학기 내 다른 지필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인정점을 위한 기준점수를 산출하고, 지필평가 성적이 없으면 같은 학기 내 수행평가 성적을 활용한다.
이때 기준점수는 결시한 평가와 응시한 평가 간의 유형·난이도·성적분포의 차이를 고려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중간고사가 평균 68.72점인데 66.9점을 맞았고, 평균 61.45점인 기말고사에 코로나19로 결시했다면 인정점은 59.82점이 된다.
모든 시험에서 성과가 늘 똑같을 수는 없기에 학생들은 응시했던 시험 점수를 토대로 성적을 받는다면 실제로 시험을 준비해 성적을 올릴 기회 자체가 막히는 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숫점 차이로 등급이 갈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다툼이 치열한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학부모는 "(인정점이 있어도)시험을 보지 못하면 내신 하락은 분명한 일"이라며 "몸상태에 따라서 인정점수를 받든, 나가서 시험을 보게 하든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학교 내신시험이 가지는 의미는 인생에게 있어 크다.
어쩌면 한 번의 시험으로 수시는 버려야 하는 학생이 속출할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이 기간 검사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평가 결과의 영향력이 큰 만큼 평가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등교중지 학생의 응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코로나19 격리자들에게 일시적으로 투표소 방문을 허용했지만, 며칠에 걸쳐 동시에 응시해야 하는 학교 시험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별도 시험실 운영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투표는 시간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험을 일반 학생과 등교중지 학생에 대해 시차를 두고 치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학교에서는 쭉 이 같은 방침이 이어져 왔으나, 특히 이번 학기에는 확진자 수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폭증한 터라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불거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새 학기 개학 이후 4주간(3월 1∼28일) 전국 중학교 확진자는 30만6천384명, 고등학교 확진자는 26만8천822명이었다.
지난달 중·고등학교에서 하루 평균 2만명가량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2째주부터 주간 고등학교 확진자 수는 1만1천699명→1만2천809명→1만816명→8천695명이었으며, 중학생은 1만1천96명→1만4천158명→1만2천328명→9천992명이었다.
오미크론 정점을 지나며 확진자가 감소세로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1주일 격리 기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국에서는 수만명 학생들이 당장 이번 달 하순에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응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이 이달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거 해제하고 다시 일상회복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대입에 직결되는 학교 내신 시험은 못 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학생들에게 불안감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한 교육카페에 올린 글에서 "작년 아이 친구 하나는 기말고사를 잘 쳤는데도 코로나19로 못 본 중간고사 인정점수를 받고 나니 기말고사보다 등급이 하나씩 떨어졌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시험마다 마음을 졸여야 하다니 피가 마른다"고 말했다.
경미한 증상이 있거나 자가검사 키트에서 양성이 나와도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RAT)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샤이 오미크론'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고2 학부모는 "확진된 거 숨기고 시험보는 아이들도 나올 것 같다"며 "방학 때 미리 걸릴 걸 그랬나 싶다.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소숫점 차이로 등급 갈려…격리 시험실 마련" 요구, "미리 걸려야 하나" 불만도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하루 2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교육 당국이 이번달 하순부터 시작될 중간고사에서 확진 학생의 지필평가 응시를 불허하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로 하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지난달 14일 게시된 "본인 확진이라도 고등학생은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한 고등학교 학부모가 올린 청원글에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1만1천774명이 동참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올해 새 학기에도 지난해처럼 코로나19 확진자를 비롯한 등교중지 학생을 위한 별도 시험실을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결시 학생에게는 인정점 부여 방식으로 성적을 내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를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인정점은 결시한 시험 이전, 이후의 성적이나 기타 성적의 일정 비율을 환산한 성적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법정감염병으로 결시하면 100% 인정점을 부여하지만, 이것이 응시한 평가에서의 점수를 결시한 성적에 그대로 가져온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같은 학기 내 다른 지필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인정점을 위한 기준점수를 산출하고, 지필평가 성적이 없으면 같은 학기 내 수행평가 성적을 활용한다.
이때 기준점수는 결시한 평가와 응시한 평가 간의 유형·난이도·성적분포의 차이를 고려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중간고사가 평균 68.72점인데 66.9점을 맞았고, 평균 61.45점인 기말고사에 코로나19로 결시했다면 인정점은 59.82점이 된다.
모든 시험에서 성과가 늘 똑같을 수는 없기에 학생들은 응시했던 시험 점수를 토대로 성적을 받는다면 실제로 시험을 준비해 성적을 올릴 기회 자체가 막히는 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숫점 차이로 등급이 갈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다툼이 치열한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학부모는 "(인정점이 있어도)시험을 보지 못하면 내신 하락은 분명한 일"이라며 "몸상태에 따라서 인정점수를 받든, 나가서 시험을 보게 하든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학교 내신시험이 가지는 의미는 인생에게 있어 크다.
어쩌면 한 번의 시험으로 수시는 버려야 하는 학생이 속출할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이 기간 검사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평가 결과의 영향력이 큰 만큼 평가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등교중지 학생의 응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코로나19 격리자들에게 일시적으로 투표소 방문을 허용했지만, 며칠에 걸쳐 동시에 응시해야 하는 학교 시험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별도 시험실 운영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투표는 시간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시험을 일반 학생과 등교중지 학생에 대해 시차를 두고 치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학교에서는 쭉 이 같은 방침이 이어져 왔으나, 특히 이번 학기에는 확진자 수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폭증한 터라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불거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새 학기 개학 이후 4주간(3월 1∼28일) 전국 중학교 확진자는 30만6천384명, 고등학교 확진자는 26만8천822명이었다.
지난달 중·고등학교에서 하루 평균 2만명가량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2째주부터 주간 고등학교 확진자 수는 1만1천699명→1만2천809명→1만816명→8천695명이었으며, 중학생은 1만1천96명→1만4천158명→1만2천328명→9천992명이었다.
오미크론 정점을 지나며 확진자가 감소세로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1주일 격리 기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국에서는 수만명 학생들이 당장 이번 달 하순에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응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이 이달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거 해제하고 다시 일상회복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대입에 직결되는 학교 내신 시험은 못 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학생들에게 불안감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한 교육카페에 올린 글에서 "작년 아이 친구 하나는 기말고사를 잘 쳤는데도 코로나19로 못 본 중간고사 인정점수를 받고 나니 기말고사보다 등급이 하나씩 떨어졌다고 한다"며 "앞으로도 시험마다 마음을 졸여야 하다니 피가 마른다"고 말했다.
경미한 증상이 있거나 자가검사 키트에서 양성이 나와도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 항원 검사(RAT)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샤이 오미크론'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고2 학부모는 "확진된 거 숨기고 시험보는 아이들도 나올 것 같다"며 "방학 때 미리 걸릴 걸 그랬나 싶다.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