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간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이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자가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 체외막산소공급 장치(ECMO) 등을 달고 있는 위중증 환자도 두 달 만에 800명대로 올라섰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데 따른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사망 1주일새 1013명…'병상 대란' 조짐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2월 27일~3월 5일)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는 1013명이다. 전주(2월 20~26일)의 539명보다 88% 늘어났다. 델타발(發) 4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작년 12월에 비해 사망자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당시 주간 사망자는 470~490명 수준이었다.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 4일 하루 사망자는 216명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에 2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건 이날이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4일 위중증 환자는 896명으로 1월 8일 후 55일 만에 800명 선을 뚫었다. 5일에도 885명으로 이틀 연속 800명대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확산→신규 확진자 급증→위중증 환자 증가→사망자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2~3주가 지나면 사망자·위중증 환자가 늘기 시작한다. 아직 정점을 찍지 않은 만큼 후폭풍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신규 확진자는 24만3628명으로 1주일 전보다 약 8만 명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이번주 중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개학 등의 영향으로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의료대응 역량이다. 방역당국은 “위중증 환자가 2200~2500명으로 증가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이 56.4% 수준인 만큼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게 이유다.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의료진 감염으로 인한 인력 부족 등으로 이미 위중증 환자 관리 역량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SNS에 “남은 중증 병상은 1200여 개지만 실제 가용 병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미 상급종합, 대학병원급 중증 병상은 다 소진된 것 같다”고 전했다.

비수도권에선 중환자 병상 부족이 곧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기준 광주·전남의 남은 중환자 병상은 3개가 전부다. 병상 가동률이 각각 94.4%, 86.4%다. 경북은 27개 병상 중 23개(85.2%)가 찼다.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환자를 위한 준중증 병상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원도에 입원 가능한 준중증 병상은 1개뿐이다. 충북은 8개, 전남은 7개만 남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