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1등' 브랜드, 백화점서 퇴출…커버낫, 낙제생 된 이유[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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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1등' 브랜드, 백화점서 퇴출…커버낫, 낙제생 된 이유[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7257591.1.jpg)
‘무신사 1등’이라는 보증수표 덕분에 커버낫은 2018년 신세계 강남점을 시작으로 백화점에도 줄줄이 입점했다. 26일 현재 신세계엔 강남, 타임스퀘어, 의정부, 천안아산, 대구신세계, 대전 신세계 아트&사이언스, 센텀시티 등 총 7점포에 입점돼 있다. 롯데백화점에도 본점 영플라자, 노원점, 김포공항점, 인천터미널점, 동탄점, 부산본점, 전주점 등 7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커버낫의 성적표는 비교적 준수한 편”이라며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0~40%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성장세여서 4년도 안 돼 이례적으로 매장을 7개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에서만 낙제를 받았을 뿐, 중동점에선 여전히 인기 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목동점 유플렉스를 새단장할 때 커버낫을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버낫은 왜 유독 판교에서만 실패를 맛본 것일까. 해답은 “판교점은 더현대서울 다음으로 전국 현대백화점 매장 중 가장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점포”라는 현대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다. 워낙 소비자 입맛이 빠르게 변하는 곳이다보니 ‘무신사 1등’이니 ‘1세대 스트릿패션’이라는 간판이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은 커버낫의 빈 자리에 원더월, 아이코닉 같은 새로운 MZ세대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판교점에서 커버낫이 MLB 매장 바로 옆에 있었다는 점도 매출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MLB는 김창수 F&F 회장이 약 10년 간 공을 들일 끝에 대박을 터트린 라이선스 브랜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에서 매장에 옷을 진열하려면 매 시즌마다 적어도 300여 개의 스타일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브랜드들은 재고 관리나 디자인 다양성 측면에서 MLB 같은 브랜드에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화점마다 MZ세대를 겨냥해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앞다퉈 입점시키려하면서 커버낫과 같은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브랜드가 연 매출 1000억대를 넘으려면 백화점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채 섣불리 백화점에 도전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