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이 세계를 휩쓴 여파로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와 관련한 확진 사례도 70건 넘게 나왔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일 해외 유입 확진자는 381명이다. 기존 최다인 지난해 7월 21일의 309명보다 72명 많다. 당시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확진자가 한꺼번에 입국하면서 일시적으로 300명을 넘었지만, 이번에는 집단감염 없이도 400명 가까이 나왔다. 이 중 66%인 252명은 미국에서 유입됐다. 필리핀(17명) 캐나다(14명) 등이 뒤를 이었다.

북미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국내 유입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2~8일) 해외 유입 확진자의 88%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였다.

미국에서 열린 CES에 다녀온 후 확진된 사람도 무더기로 나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1일 기준 CES 관련 확진자는 70여 명이다. 자가격리 도중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관련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CES에 다녀온 분들이 집단 감염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검역 단계에서 좀 더 철저한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CES에 참석한 사람은 격리기간에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당국에 보고해달라”며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걸 막는 데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중요한 사업상의 목적 등으로 입국 후 격리가 면제된 사람도 3일간 재택근무할 것을 권고했다.

다음달 3일까지인 해외 입국자 격리 조치는 한 차례 더 연장될 전망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해외 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격리 연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10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입국 시 제출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