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피네 공주 다큐멘터리서 9년 전 아버지와 첫 만남 이야기
벨기에 전 국왕 혼외딸 "첫 부녀대면때 고약한 응대에 펑펑울어"
"맨 처음 아버지를 만났을 때 너무 고약하게 굴어 펑펑 울었다.

"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87)과 오랜 소송 끝에 친자임을 인정받은 델피네 공주(53)가 9년 전 친부와 처음 대면했을 당시의 상황을 털어놨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델피네는 최근 벨기에 민영 VTM방송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2013년 친자 확인을 요구하기 위해 아버지 알베르 2세와 처음으로 만났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당시 알베르 2세, 그의 변호사와 함께 한 자리에서 조각가인 델피네는 자신을 자녀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렇지 않으면 소송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알베르 2세는 "아, 예술가로서 잘 나가지 않으니 관심이 필요한가 보군"이라며 조롱 섞인 말로 응수했다.

예상치 못한 응대에 기분이 상한 델피네는 알베르 2세와 대화를 끝낸 뒤 펑펑 울며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1959년 파올라 전 왕비와 결혼한 알베르 2세는 왕세자이던 1966년부터 1984년까지 델피네 친모인 시빌 드 셀리 롱샴(80) 남작부인과 불륜관계를 유지했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델피네는 17살이던 1985년에 알베르 2세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들었다고 한다.

델피네는 2013년 6월 친자확인을 위해 알베르 2세에게 유전자(DNA) 검사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법적 소송에 나섰다.

소송 시작 한 달 뒤 알베르 2세는 돌연 아들 필립 왕세자에게 자리를 물러주고 퇴임했다.

그 후로 친자확인소송은 7년 동안 이어졌고 알베르 2세는 유전자 검사가 결과가 나온 뒤인 2020년 1월에야 델피네가 혼외자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후 또 다른 법원 판결로 벨기에 공주로 정식 인정받은 델피네는 알베르 2세를 따라 자신의 성(姓)을 '뵐'에서 '삭스-코부르'로 변경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식으로 부모와 자식 사이가 된 알베르 2세와 델피네는 작년 10월 말 브뤼셀 외곽 라켄 지역에 있는 한 성에서 재회한 뒤 관계를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피네 공주는 "알베르 2세와 나는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며 "나를 친절하게 대해준 왕실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