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푸단(復旦)대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을 맡고 있는 정지용(鄭繼永) 교수는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 7일 펴낸 '푸단국제전략보고 2021'의 한반도 챕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정 교수는 "미국은 종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사실은 한국의 접근 방식을 매우 경계한다"며 "종전의 실현은 필경 유엔군 사령부의 해체, 주한미군 지위 변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의 실질적인 가속화,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내 미군의 존재에 대한 전복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미국이 더 걱정하는 것은 종전의 환경이 중국에 더 우호적이며, 특히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의 전략 전망에 이롭지 않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종전선언에 공개적으로 반대는 하지 않지만 '태업' 전략을 채택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관련해선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안정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중국의 일관된 입장에 가장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녹아들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안보 측면에서 북한이 미국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핵 문제 해결을 전제로 종전을 논의할 일이 아니라 종전을 논의하는 것이 핵 문제의 해결에 유리하다"고 썼다.
정 교수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2개의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북한에 대한 이중기준 적용 금지를 제시했으나 미국이 이를 무시했으며, 한국 정부는 미국과 북한을 설득할 수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