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KB 중소형주 포커스 펀드’ 등 총 43종 공모펀드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호’,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 등 17종, 우리은행은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호’ 등 5개 오스템이 편입된 펀드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재무팀장 이모(45)씨가 188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이 벌어지며 논란을 빚고 이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며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지난 5일 하나은행이 편입 펀드 판매를 중단했고, 다른 은행도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자산에 오스템임플란트가 단 1주라도 담긴 77개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시켰다. 4일 농협은행도 이 종목이 편입된 29개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 바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검토를 거쳐 기존 가입자의 추가 매수와 신규 매수를 중단했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몇몇 증권사들도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의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펀드명까지 거론해가면서 은행이 '디마케팅'에 나서는 현상이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스템은 작은 회사가 아니지만, 국내 헬스케어 펀드 안에서의 비중은 결코 큰 게 아니다"라며 "판매를 중단한 증권사는 '오스템을 1% 이상을 담고 있는 펀드' 등으로 제한을 뒀지만, 은행들은 1주라도 포함돼있으면 무조건 판매를 중단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은행 일각에선 펀드명까지 노출시켜가며 판매 중단을 고지하는 게 기존에 은행에서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에 가입한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벌어진건 재무적 위기일 뿐, 매출 등 회사 본질적 가치가 훼손된 건 아니며 현재 법적 조치와 상장심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판매사인 은행이 나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겪은 은행들이 대응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리스크를 감안해 고객 보호 취지에서 신규 취급만 중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