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에서 공간 디자이너 업무를 담당하는 박예은(왼쪽) 디자이너와 한수진 디자이너. 시몬스 제공
시몬스에서 공간 디자이너 업무를 담당하는 박예은(왼쪽) 디자이너와 한수진 디자이너. 시몬스 제공
"지난주 금요일 오후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드리머(dreamer, 3:45am)'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예술 전시에서 얻은 영감은 제품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에서 공간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는 박예은(31세) 디자이너와 한수진(27세) 디자이너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입을 모았다. 두 디자이너는 금요일 오후마다 전시, 박람회, 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침대 또는 가구 분야가 아닌 팝업·플래그십 스토어 등도 찾아다니면서 전반적인 소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시몬스는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하는 '하프데이'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자기계발을 비롯한 취미활동, 여행 등에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 디자이너는 "공간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전시 관람이나 매장 방문 등 꾸준한 시장조사와 인풋(Input)이 필수다"고 말했다. 그는 "하프데이라는 제도를 활용해 인파가 몰리는 주말을 피해 한가로운 평일 오후를 온전히 나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박 디자이너는 "직원들 사이에 배우고자 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어 팀원들과 단체로 전시를 가곤 한다"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시몬스 임직원 600여 명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가구 업계에선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직원 개인의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회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덕분에 회사 문을 두드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시몬스 입사를 추천하는 '직원 추천 제도'도 시몬스가 활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박 디자이너와 한 디자이너가 한솥밥을 먹게 된 것도 이 제도를 통해서다. 이들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선후배 사이로, 박 디자이너가 지난해 입사한 이후 올해 한 디자이너를 추천했다.

한 디자이너는 올해 부산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프로젝트와 경기 이천 시몬스 테라스에서 열린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에 참여하는 등 입사 초기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샤넬 매장 앞에서나 볼 수 있는 ‘오픈런’을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앞에서 목격했다"며 "팝업 스토어 하나로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시몬스 침대의 소셜라이징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두 디자이너는 연말 '언플러그드’ 휴가를 앞두고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언플러그드 휴가란 한 해의 마지막 주에 휴가를 떠나는 제도로, 이 역시 ‘제대로 일하려면 제대로 쉬어야 한다’는 시몬스의 가치관이 반영됐다. 한 디자이너는 "언플러그드 휴가를 통해 한 해 업무는 물론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내년 한 해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박 디자이너는 "내년에도 신선한 프로젝트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