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격동 크리에이티브패션팩토리에서 패턴사와 재단사들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제공
대구 산격동 크리에이티브패션팩토리에서 패턴사와 재단사들이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제공
대구시와 패션업계가 지역 패션산업 재도약에 팔을 걷어붙였다. 패션산업의 뿌리에 해당하는 봉제와 재단, 시제품 제작 등 분야별 인프라를 강화해 신진 디자이너와 창업자들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구, 패션산업 재도약 팔 걷었다
대구시는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를 지난달 준공하고 봉제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입주 업체 모집에 나선다고 16일 발표했다.

시장 기능이 상실된 두류동의 옛 내당시장에 건립된 ‘재봉뜰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는 영세 봉제업체들의 집적화 공간이다. 2016년부터 5년간 274억원을 들여 3029㎡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했다. 이곳에 25개의 봉제 전문기업을 입주시켜 성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건립한 공동재단실도 지역의 패션디자이너와 봉제업체를 위해 마련된 인프라다. 김대석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코디네이터는 “대형 재단기는 가격이 2억원을 넘어 민간 재단업체도 갖추기 어려운 장비”라고 말했다. 공동재단실 활용 업체는 의류, 유니폼, 작업복 제조업체 등 지난해 35개사(56만 장)에서 올해 10월 현재 51개사(83만 장)로 늘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2011년부터 운영해온 크리에이티브패션팩토리도 차세대 디자이너 육성 산실이 되고 있다. 이곳은 매년 14~30명의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 시즌 신제품 개발, 봉제장비 제공, 샘플 제작 작업대와 디지털 가상디자인을 위한 3차원(3D) 디자인 장비를 갖췄다. 지금까지 116명의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했다. 지난해는 30개사의 의류 시제품 165점 제작을 지원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메종드이네스의 김인혜 대표도 2017년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출신이다. 김 대표는 “양산과 판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즌 샘플을 100여 개씩 제작해야 하지만 창업 초기 디자이너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크다”며 “크리에이티브패션팩토리의 공용 샘플실을 통해 30~40개의 샘플 제작을 지원받아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던 것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문을 연 ‘얼라이브 스튜디오D’는 패션업체들의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돕기 위해 조성됐다. 6개의 화상상담 공간을 통해 비즈니스 회의, 세미나, 강의 등을 할 수 있고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로 설계된 촬영 공간에선 라이브 커머스, 제품 촬영 등이 가능하다.

여수동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기획 개발단계에서부터 봉제 재단, 판매 유통 수출까지 밸류체인별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아무리 좋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도 봉제와 재단, 마케팅이 받쳐주지 않으면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어려워 기초 인프라를 탄탄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