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를 상대로 미국 매체가 진행한 인터뷰가 무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 배우 박해수, 정 호연 등과 함께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 매체 리포터는 "난 당신이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확신한다(I'm sure you can't leave the house anymore without people recognizing you)"며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나온 후 당신에게 가장 큰 삶의 변화는 무엇이었냐(What has been the biggest life change for you since the series came out?)"고 이정재에게 질문했다.

이에 이정재는 "'미국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게 저에게 가장 큰 변화"라며 "식당에 가거나 길거리를 걸을 때에도 사람들이 저를 쳐다봐서 '왜 그럴까' 싶었는데, 눈이 마주칠 때마다 '스퀴드게임'(Squid Game, 오징어게임)이라고 말해 주시더라"라며 웃으며 답했다.

일각에서는 리포터의 질문이 "배우에 대한 사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을뿐더러 미국 중심주의 사고를 드러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톰 크루즈나 브레드 피트의 영화가 국내에서 흥행했다고 내한했을 때 '인기가 많아져서 달라진 부분이 있냐'고 질문하지 않는다"는 것.

일각에서는 "무례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미국에서"를 강조한 이정재의 답변에는 "현명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정재는 초콜릿 광고 모델로 데뷔해 1993년 SBS '공룡선생'을 시작으로 1994년 SBS '모래시계'에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맡으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모래시계' 방영 후 곧바로 입대했고, 군 복무 기간에도 여러 국방홍보영화의 주연을 맡으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전역 후 영화 '태양은 없다'로 만 27세 나이에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청춘스타의 대명사였던 이정재는 이후 영화 '하녀',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활약하면서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오징어게임' 흥행 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LACMA(LA 카운티 뮤지엄) 아트+필름 갈라'에도 참여해 왔다.

2011년부터 시작된 'LACMA 아트+필름 갈라'는 현대미술 및 영상예술 발전을 도모해온 이들의 족적을 기리는 행사다. 에바 차우 LACMA 이사와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공동 주최하며 구찌가 후원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