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도 줄 섰다…슈퍼사이클탄 반도체 기판株
전 세계적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자 반도체 기판주가 상승세다. 업계에선 최소 2025년까지 반도체 기판 업체들이 호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AMD 등이 반도체 기판 업체에 선구매 예약을 하고 공장 증설에까지 투자하고 나섰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기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인텔이 반도체 기판에 대해 언급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반도체 기판 업체 주하이액세스세미컨덕터의 니콜라스 스투칸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는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기판을 공급해달라며 호소하고 있다”며 “평소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웃돈을 지불하기도 한다”고 했다.

주요 반도체 기판 업체들의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기판 업체인 유니마이크론과 난야PCB는 지난 6개월간 주가가 각각 70%, 50% 가까이 뛰었다. 일본 이비덴도 같은 기간 주가가 40% 올랐다.

반도체 기판주는 이제껏 저평가돼 있었다. 반도체에 비해 마진 비율이 약 5분의 1에 불과한 데다가 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공급 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소수의 업체만 살아남아 공급을 전담해왔다.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살아남은 이 기업들에는 기회가 됐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이 반도체 기판 기업들에 앞으로 안정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것을 약속하며 공장 증설에 투자하고 있다.

이비덴은 16억달러(약 1조8515억원)를 투자해 2023년부터 오가키 공장에서 반도체 기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난야PCB도 반도체 기판 제조 라인을 확장해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반도체 기판 업체 AT&S는 2024년 생산을 목표로 말레이시아에 20억 달러 규모의 기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2025년까지 반도체 기판 업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잔 반더만 테크서치인터내셔널 창업자는 “반도체 기판 업체들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가격 인상과 마진율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면서 최소 2025년까지 호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