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미일 연쇄협의로 대북정책·대중대응 공조 논의 주력 전망
순방 목적으로 대중견제 사실상 명시…중국 방문 막판 추가될지 주목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주 한국과 일본을 찾아 한미·한미일 연쇄협의를 한다.

발표된 순방 일정에는 예상과 달리 중국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중 간 신경전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아예 이번 순방에서 빠진 것인지, 막판 조율 중인지는 불분명하다.

14일(현지시간)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셔먼 부장관은 21일 한국을 방문, 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제9차 한미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한다.

외교부는 "셔먼 부장관의 방한은 한반도·지역·글로벌 사안 등에 대한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지난달 방미했을 때 셔먼 부장관을 만나 한국에 초청했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찾는다.

21일 도쿄에서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릴 예정으로, 최 차관도 일본을 방문해 참석하며 이 계기에 한일 차관회담까지 열린다.

미 국무부는 이번 한미일 협의에서 북한 같은 역내 안보 사안과 기후 변화, 국제보건 등 긴급한 공동과제에 대한 3자 협력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는 2017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2015년 4월 시작돼 2016년 4차례 열렸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출범 이후 뜸해졌다.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즈음한 이번 한미·한미일 등 연쇄 협의에서는 대북정책 및 대중견제 공조를 위한 양자·3자 간 협력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무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셔먼 부장관은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보, 번영 증진을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고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데 순방의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셔먼 부장관의 이번 순방 일정에는 일본과 한국, 몽골 다음으로 중국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국무부 발표에 중국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몽골로 넘어간다.

셔먼 부장관이 순방 기간 중국 방문을 아예 건너뛰는지, 아니면 중국과의 막판 조율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지는 불분명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셔먼 부장관이 다음 주 중국 톈진(天津)에서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미중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를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관측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3월 한국과 일본을 찾은 뒤 중국을 방문하지 않고 미 알래스카에서 중국 대표단을 만났다.

바이든 행정부는 제재와 기업 경보 등으로 대중압박 수위를 끌어 올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괴롭히면 머리가 깨질 것'이라고 공개 경고하는 등 양측 신경전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