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1961년 7월 11일 체결해 그해 9월 10일 발효한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이하 북중우호조약) 60주년 기념행사 준비다.
왕 외교부장은 한미 정상회담 닷새 만이던 당시 북중간 만남에서 "양국의 전통적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우며 피로 맺은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과 북중우호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함께 잘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리 대사도 "북한은 중국과 함께 북중우호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잘 치르고 싶다"면서 "북중 간 견고하고 깨뜨릴 수 없는 우호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화답했다.
'상호 간 전쟁 자동개입'을 핵심 조항으로 하는 이 조약은 북중 '혈맹'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그런 만큼 조약체결일 기념 수준은 양국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로 인식돼왔다.

2017년에는 양자 관계 악화로 중국 내에서 조약 무효론·폐기론까지 나왔지만, 무역전쟁 등 미중 대립이 본격화한 2018년부터 북중이 다시 밀착하며 관계 발전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이 조약은 1981년과 2001년 두 차례 자동으로 연장된 바 있고 올해 다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양측이 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공개적으로 강조한 만큼 재연장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올해 기념행사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북중 국경 통제 등을 고려할 때 북중간 고위급 상호방문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북한 방문 이후였던 2019년 10월 북중 수교 70주년 당시 기념행사 수준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중 정상이 축전을 주고받았고, 주중 북한대사관 행사에 장칭리(張慶黎)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부주석 등이, 주북 중국대사관 행사에 현 주중 북한대사인 리룡남 당시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는 북중 우호 전시회와 공연이 열렸고, 북중 국경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압록강 변을 따라 인공기와 오성홍기를 나란히 걸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는데 이러한 행사들은 현 상황에서도 충분히 열릴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 다음달에는 북중우호조약 체결 기념일뿐만 아니라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27일 북한이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로 선전하는 한국전쟁 휴전협정 서명일 등 양국이 관계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여럿 있다.
북한이 8월로 예상되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에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다음달이면 훈련 범위·규모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인 만큼, 이에 따라서도 북중 관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