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변동성 장세에서 등장한 메타버스 테마는 개인투자자에겐 ‘가물에 단비’ 같았다. “또 다른 성장 테마가 떴다”며 관련주가 줄줄이 등장했다. 하지만 실질적 수혜가 불분명한 종목까지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였다. 전형적인 테마 투자 열풍을 보였던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한빛소프트는 증강현실(AR) 게임을 출시해본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가 됐다. 올초 3000원대에서 지난 4월 9일 장중 8000원대까지 올랐다. 지난달 24일 하루 만에 14.22% 오른 것도 메타버스 테마 덕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메타버스 관련 사업은 없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 올 1분기에도 11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엠게임은 2012년 미국의 게임 엔진 개발업체 유니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관련주가 됐다. 엠게임 주가는 한빛소프트가 급등할 때와 같은 기간 5000원대에서 1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관련 라이선스는 모바일 게임 회사들이 사용하는 게임 엔진이다. 메타버스와는 무관하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기를 생산하는 선익시스템은 지난달 24일 상한가를 쳤다. VR 시장이 커지면 OLED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로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였다. 하지만 실제 수혜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칩스앤미디어도 관련주로 묶였지만 수혜 여부를 알 수 없다.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업체로, 주요 제품은 멀티미디어 반도체 설계칩 일부인 비디오IP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증가하는 영상 처리를 위해 하드웨어 방식의 반도체 칩을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관련주로 묶인 근거다. 전방산업의 폭이 넓어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