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식품·금융 각종 감시원 활동도…2012년 국무총리상 받아"

봉사하면 주는 것보다 받는 기쁨이 더 크고 마음도 편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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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전 서구 갈마1동 주민센터 앞마당은 고소한 쿠키 향으로 가득했다.
오성숙(62) 통장은 어버이날을 맞아 주민자치회원 등 주민 20여명과 함께 동네 노인정과 어려운 이웃 등 80가구에 보낼 쿠키를 만들며 구슬땀을 흘렸다.
오 통장은 "빵을 만들어 나눠주는 다드림봉사단에서 오븐과 반죽 등 모든 재료를 가져오셨고, 우리는 반죽을 밀어 모양을 낸 뒤 굽고 포장을 한 것뿐"이라며 "봉사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쿠키를 드시며 즐거워하시길 기대하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개설된 '1365 자원봉사포털'에 기록된 봉사 시간만 해도 3천800시간에 이른다.
그는 신혼 시절이던 1992년 충남 천안의 한 지적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목욕을 시켜준 것을 계기로 봉사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전문성을 키우고자 대전으로 이사한 1993년 용문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 교육도 이수했다.
당시 교육을 맡은 강사의 소개로 한 영아원과 인연을 맺고, 20년 넘게 매주 영아 돌봄 봉사를 시작했다.
오 통장은 "일주일에 한 번 다녀왔는데 엄마의 사랑을 못 받는 아기들이 안쓰러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성장한 아이들은 설이나 추석 명절에 영아원에서 데리고 나와 윷놀이를 하거나 명절 음식을 만들며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아원 원장 등의 추천으로 2012년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오 통장은 "인권 의식이 강화되면서 시설에서는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봉사자들과 아이들의 접촉을 꺼리게 됐다"며 "영아 돌봄 봉사는 2015년 이후 중단했다"고 전했다.

샤프론 학부모봉사단에 들어가서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주변, 월평공원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노인복지시설을 찾아가 목욕·말벗·안마를 해주고, 명절에는 만두를 빚어주고 있다.
신협 봉사단에 참가해 무료급식·김장나눔 봉사 활동을 하고, 한밭장애인복지관 장애인들과 송편만들기, 밤 농장 밤 줍기 행사에 동행한다.
갈마1동 새마을문고회장으로 6년간 봉사하면서 도서 대여, 농촌 일손 돕기, 도서바자회 등을 추진해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대전시장상 등을 받기도 했다.

오 통장은 "봉사를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집안일도 제쳐 놓고 가는 바람에 딸에게는 미안했지만 봉사가 내게 주는 기쁨이 크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요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봉사를 많이 못 다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가 어서 빨리 사라져 다양한 봉사활동을 다닐 수 있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