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 계기로 작년 중순부터 교착상태에 빠진 일해공원 명칭 바꾸기 움직임이 다시 활성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해 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 운동본부'는 18일 합천 일해공원에서 발대식을 열고 이른 시일 내에 공원 명칭을 '생명의 숲'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준희 합천군수는 성난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 군민 공론화라는 말만 던져놓고 그날 이후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허울 좋은 명분 뒤로 숨지 말고 조속히 조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고장 합천에서 '일해'의 덫에 갇혀있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면 그 어떤 일도 해 나갈 것"이라며 "공원 명칭이 변경될 그 날까지 흐트러짐 없이 모든 힘을 쏟을 것을 맹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민의 분열과 갈등,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경우 경비·경호를 제외한 모든 예우를 박탈한다는 법률적 근거, '일해'라는 호가 지니고 있는 정치 편향적이며 부정적 인식 등을 이유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후에도 매년 5·18 단체를 중심으로 명칭 변경 요구가 있었으나 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작년 중순 6·15공동선언실천 경남본부와 경남진보연합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자며 본격적인 일해공원 명칭 변경 요구 움직임에 군불을 땠다.
이후 지역 정치권과 군의회까지 나서며 열기가 뜨거워지자 문 군수는 군민 의견을 수렴해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명칭 변경에 대한 지역사회 내 반대 여론에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겹쳐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는 뒷순위로 밀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