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한 사저·경호 시설 입구에 마을 주민들 '환영 현수막' 걸어
"마을 전체가 반대하고 지역 주민 간 갈등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워"
"우리는 큰 복덩어리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오시는 데 왜 반대하나요?"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 대통령 내외 사저 주변 삼거리에서 만난 60대 주민 A씨는 최근 마을에 부착됐다 철거된 '사저 공사 반대 현수막'과 잡음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A씨는 "평산마을 98%는 대통령께서 큰일을 하시고 내려온다고 환영하는데 마을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분이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북면 19개 행정리(里) 중 마을과 사저 공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곳은 평산마을이 있는 '지산리'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연합뉴스에 공개한 양산지역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게시글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지난 1일 낮 12시 51분에 작성된 글에는 "한동네 같이 살 사람은 대통령님께서 오시는 거 환영하는데 딴 동네에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모르겠네"라고 작성됐다.
공사가 일시 중단된 문 대통령 사저 일대 주변 농지에서는 중장비 소리 대신 개구리 울음소리만 들렸다.

마을은 사저 공사 논란이 언제 있었냐는 듯 조용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양산·부산 시민이라고 밝힌 방문객들이 마을을 찾았다.

방문객은 공사장 입구에 부착된 '사람 사는 마을 평산, 문재인 대통령님 반갑습니다!'고 적힌 현수막을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일부는 공사 현장을 관찰하기 위해 현수막 앞까지 다가갔지만, 내부가 담장에 가려 발길을 바로 돌렸다.

현수막 앞에서 만난 40대 주민 B씨도 평산마을은 대통령 귀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을 주민들이 대통령 귀향을 찬성해 뜻을 모아 환영 현수막을 시야에 잘 들어오는 곳에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북면 일부 단체가 공사를 반대하는데 마치 마을 전체가 반대하고 주민 간 갈등하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며 "사저 공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평산 마을은 환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등산길에 잠시 사저 앞을 찾았다는 60대 부산시민은 "대통령이 어디서 살아도 사셔야 하는 데 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3대 사찰인 통도사 인근에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은 마을이 생긴 후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중이다.

특히 하북지역 17개 단체가 사저 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지난달 21일 면 43곳에 부착하면서부터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사저 공사와 관련해 교통 혼잡 등 문제가 제기되는 데 청와대 경호처와 양산시가 소통을 하지 않는다며 현수막을 부착했고, 지난달 29일에는 '사저건립에대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결성했다.

비대위는 "정치적 논리로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청와대는 평산마을 외에 다른 면민과도 소통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