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티켓 거머쥔 '고교궁사' 김제덕 "형님들 있어 든든해요"
2020 도쿄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고교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은 "코로나19 덕분에 여기까지 운 좋게 왔다"며 웃었다.

김제덕은 23일 강원 원주양궁장에서 끝난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3위에 올라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제덕은 당초 2020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도쿄행이 불가능하던 선수였다.

그러나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1년 미뤄지면서 그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찾아왔다.

2021년도 선발전을 통과해 8명의 국가대표 중 하나로 당당히 뽑힌 김제덕은 1, 2차 평가전에서 '형님'들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간 끝에 결국 꿈을 이뤘다.

코로나19가 김제덕에게는 행운을 가져다준 셈이다.

김제덕은 "2020년도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올림픽은 일단 포기하고 국내 대회와 다음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코로나19 덕에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김제덕은 과거 초등학생 때 양궁 신동으로 불리며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던 선수다.

올림픽 티켓 거머쥔 '고교궁사' 김제덕 "형님들 있어 든든해요"
착실히 기량을 쌓아 선배 선수들을 넘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활 쏘는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멘털'이 좋다고 양궁인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 평가전에서도 김제덕의 강심장은 돋보였다.

전날까지 김제덕은 4위에 머물렀다.

경쟁자인 이승윤(광주시남구청)이 선발되리라 생각한 김제덕은 마음 편하게 먹고 마지막 날 경기에 임했는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1위를 한 김우진(청주시청)은 김제덕을 보고 "냉탕과 온탕을 오갔네"라며 웃었다.

김제덕은 기자회견에서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냥 자신 있게만 쏘자고 생각했다"면서 "3위 안에 든 것은 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제덕과 함께 도쿄에 갈 동료들은 모두 올림픽 금메달 경험이 있다.

김우진은 2016 리우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2위로 선발된 오진혁(현대제철)은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김제덕보다 김우진은 12살, 오진혁은 23살 위로 '큰 삼촌뻘'이나 마찬가지다.

김제덕은 "스물세 살 차이 나는 큰 형님들이랑 올림픽에 같이 나가게 돼서 든든하다"면서 "'형아'들 지시를 받으면서 자신 있는 모습으로 쏠 수 있게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