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옛 지역구 구로구서 사전투표 우위…본투표에선 완패

불과 1년 전 총선 때만 해도 서울 지역구 49석 가운데 41석을 싹쓸이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25개 자치구 가운데 어느 곳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사상 최악의 패배 수모를 당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차치하고 그간 강세를 보였던 강북, 서부 지역에서도 박빙의 승부조차 펼치지 못했다.
득표율로 보면 25개 구 가운데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그나마 가장 많이 따라잡은 곳은 강북구로, 그 격차는 6.04%포인트(8천876표)에 달했다.
이어 은평(6.36%포인트 1만4천787표)·관악(6.53%포인트 1만5천708표)·금천(6.89%포인트 7천495표) 순이었다.
심지어 박 후보는 20대 국회 때까지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서조차 오 후보에 9.48%포인트 뒤졌다.
앞서 총선에서 민주당은 구로갑에서 14.58%포인트, 구로을에서는 19.38%포인트 차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따돌렸었다.

사전투표 개표 결과를 연합뉴스가 자체 집계해 분석한 결과 오 후보는 총득표수 94만5천표로 박 후보(84만3천표)를 10만표 차 이상 따돌렸다.
본 투표와 마찬가지로 오 후보에 표를 몰아준 곳은 강남 3구였다.
특히 강남구에서 오 후보는 박 후보(2만9천표)의 2배가 넘는 6만3천표를 쓸어 담았다.
다만 박 후보는 사전투표에서는 25개 구 가운데 11개 구(종로 중랑 성북 강북 도봉 은평 서대문 강서 구로 금천 관악)에서 우위를 보여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본선거에 앞서 사전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노력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셈이다.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은 20.54%로, 재보선 역대 최고치였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에서 박 후보가 11개 구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박 후보 지지 연령대인 40·50세대가 결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이 휴일이었던 만큼 경제활동인구가 집중된 40대와 50대가 투표장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사전투표) 11개구에서 이겼다는 점은 여론조사 업계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것"이라면서도 "40·50세대가 사전투표를 통해 박 후보에 힘을 실어준 것 같지만 대세를 바꾸긴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