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우리가 고춧가루 부대라니…자존심 상해"
리빌딩 효과를 보며 시즌 막판 남자 프로배구 순위 싸움의 변수로 떠오른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고춧가루' 평가에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감독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6라운드 대결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고춧가루 부대 소리를 듣게 된 것이 기분 좋지는 않다"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소리를 들었나 싶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남자부 7개 팀 중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졌다.

올 시즌 성적보다는 리빌딩에 집중한 결과다.

그러나 허수봉, 김명관, 박경민, 박준혁 등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다음 시즌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5위 한국전력에 졌지만 풀 세트까지 끌고 가는 끈질긴 경기를 펼쳤고, 15일에는 4위 OK금융그룹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를 따냈다.

이날 만나는 우리카드는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는 1승 4패로 유독 약했다.

현대캐피탈은 22일에는 3위 KB손해보험, 25일은 1위 대한항공 등 봄 배구를 확정했거나 진출이 유력한 팀과 연달아 만난다.

현대캐피탈이 이들 팀에 어떤 결과를 내느냐는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은 순위보다는 팀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그런 것(고춧가루 부대가 된 것)에 자극을 받았으면 한다"며 "다음 시즌에는 그런 소리를 안 듣게끔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남은 시즌 다양한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주전 경쟁'을 시킬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동기부여에 아주 좋은 것 같다"며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에 활용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