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적 명문고등학교인 제물포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안이 추진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16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까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단지 예정지로는 원도심에 있는 제물포고 부지(연면적 1만7천534㎡)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현재 중구 전동에 있는 제물포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옮기는 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이전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다음 달까지 3차례 설명회를 열어 주민, 상인회, 시민단체, 제물포고 총동창회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인천시·중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세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제물포고가 있는 원도심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광성고·동산고·선인고 등 인근 학교도 학생 수가 주는 추세다.
앞선 2011년에도 시교육청이 제물포고를 송도 3공구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중구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시교육청의 갑작스러운 제물포고 이전 추진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지역 정계에서 나오고 있다.
도 교육감은 제물포고를 교육복합단지 조성 부지로 꼽은 이유에 대해 "학교 동창회 측 요청이 있었고 시교육청 입장과도 맞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배준영(인천 중구·강화·옹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교 이전은 해당 지역의 교육 공동화와 학령 자녀를 둔 가구 유출로 이어진다"며 "원도심 학생 수가 줄었다고 지역 명문 학교를 옮기는 건 원도심 활성화를 아예 포기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물포고 이전은 2011년에도 발표했다가 철회된 사안인데 10년이 넘도록 지역 발전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던 시교육청이 돌연 제물포고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교장 공모제' 비리로 인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발표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도 교육감은 시교육청 내·외부에 인천교육복합단지 추진단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이어가겠다며 "의견 수렴 결과 이전이 어렵다면 어쩔 수 없지만 교육 비전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게 맞고 빨라도 2024년∼2025년쯤 이전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물포고가 이전할 경우 해당 부지에 들어설 복합단지에는 건물이 노후화된 인천남부교육지원청을 옮기고 548억여원을 들여 여러 교육 기관을 신설·리모델링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 구상안에는 진로교육원(1만㎡), 교육연수원 분원(1천376㎡), 인천형 미래학교 모델인 상상공유캠퍼스(1천951㎡), 어린이집 등 교육 기관과 생태숲이 포함됐다.
시교육청은 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40년 이상의 노후화된 건물이 있는 학교 51곳을 2025년까지 5천54억원을 들여 미래 교육이 가능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리모델링하는 계획도 세웠다.
도 교육감은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이 상당히 침체했기 때문에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게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