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들이 모인 맘카페에서 A 씨는 "유치원에서 '우리나라 태극기' 어쩌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니, 요즘 정체성에 혼란이 온 거 같다"며 "가끔 국적에 관한 문제를 얘기할 때, 아이에게 말로 설명이 되지않아 난감할 때가 많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또 다른 조선족 B 씨도 "한국의 교육기관은 다문화 학생은 고려하지 않고 자국민 중심의 교육을 고집한다"며 "태극기가 국기라는 인식을 주입하는 건 문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해당 글에는 자신들의 정체성은 '중국'인데, 아이들이 '한국' 사람이라고 인식할까봐 걱정된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 네티즌들에게 반감 섞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로, 유치원에서 교육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3.1절 등 국경일에는 태극기의 의미와 국기 게양 방법 등을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교육하기도 한다.
조선족 맘카페에서는 태극기 교육에 대한 불만 뿐 아니라 한국인들에 대한 반감과 거리감을 숨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족 맘카페 회원 C 씨도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고 현재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라면서도 "한국 엄마들과는 생각도, 생활 자체도 많이 다르고 조선족들과 어울리는게 편하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거리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맘카페는 국내 포털 사이트에 개설돼 있다. 하지만 중국어로된 질문에 중국어로 답변을 해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로 폐쇄적으로 운영 중이다.
때문에 해당 글이 공개되자 몇몇 네티즌들은 "굳이 한국 유치원 다니면서 왜 불만을 제기하냐", "그렇게 한국이 싫으면 중국으로 돌아가라", "저런 불만도 중국어로 쓰지 왜 카페에는 한글로 글을 올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몇몇 사람들은 "다민족국가인 미국에서도 수업시간에는 '성조기'를 국기로 가르치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시킨다"며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국기를 가르치는 건 당연한게 아니겠냐"는 의견을 밝히며 반감을 드러냈다.
조선족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민족 혈통을 가진 중국 국적 주민을 뜻한다. 같은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조선족들 중에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고, 최근 중국의 역사 왜곡에 한국 전통 문화를 '조선족 전통 문화'라며 편입을 시도하는 양상이 드러나면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는 윤동주와 세종대왕, 이영아와 김연아까지 '조선족'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됐다. 아리랑과 부채춤 등 한국 전통 문화도 '조선족의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바이두 측에 독립운동가들의 민족과 국적 표기를 잘못했다며 수정하라는 항의 메일을 공개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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