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소통위원장이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김 대법원장 사퇴론이 나온 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16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회가 위헌적 행동을 한 판사를 탄핵소추한 본질적인 문제가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이라는 프레임으로 옮겨가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사퇴할 만한 잘못이 있어서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흐리게끔 만든 이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며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를 받지 않은 것은 법원 전체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국민 앞에 정확하게 설명하고 사퇴해야 명분이 있는 사퇴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 해명의 정당성을 위해 사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권 인사가 김 대법원장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탄핵소추된 임 부장판사의 사직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임 부장판사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말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그러나 지금까지 임 부장판사의 ‘몰래 녹음’이 문제라며 김 대법원장을 옹호해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