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관 신임 통계청장(사진)이 28일 “정부가 증거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통계청이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계 대표성 확보를 위한 표본 추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계동향조사 등 일부 통계에서 표본 논란이 있었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류 청장은 이날 대전 통계청 본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통계는 정부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초 인프라”라고 말했다. 류 청장은 “통계 표본 추출의 대원칙은 대표성 확보”라며 “대표성을 상실한 통계는 가치를 상실한 통계”라고 말했다. “대표성이 있어야 치우침이 없다”고도 했다.

류 청장이 대표성을 강조한 것은 최근 일부 국가 주요 통계에서 표본 문제 등이 발생해 신뢰성이 하락한 것과 연관이 깊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는 표본 수가 부족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 상태다. 가계동향조사는 표본 추출 방식 변경에 따른 시계열 단절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통계·계량경제학 전문가인 류 청장이 이 같은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데이터 보안도 강조했다. 류 청장은 “데이터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개인정보가 침해될 잠재적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보안과 데이터 활용성이 조화를 이루는 K통계 체계를 만들고, 정보 보호와 정보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등 데이터 경제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류 청장은 “통계청은 수십 년에 걸쳐 통계 수집·가공·확산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전통적인 과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개선해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자세도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