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자
자로(子路)는 용맹하기로 이름난 공자의 제자였다. 그는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 장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로는 간혹 경솔하거나 지나치게 무모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공자는 자로에게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라고 가르쳐줬다. 경솔한 사람은 모르는 것도 아는 것처럼 꾸밀 때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성인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살다 보면 간혹 모르면서 아는 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에게 무시당하기 싫어서 아는 체하거나,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종종 그런 행동을 한다. 하지만 진실로 아는 사람과 거짓으로 아는 체하는 사람은 쉽게 구별이 된다. 따라서 위선적인 언행으로 자신과 남을 속이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언제나 자신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령 모르는 것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알고자 노력해서 배우면 된다. 노력하지 않는 것이 나쁜 것이지 모르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세상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그냥 지나치면 스스로 완성할 수 없게 된다. 모르는 것을 알고자 노력하고, 아는 것은 더욱 몸으로 실천하고자 애를 써야 한다. 앎은 곧 실천이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아는 것일까? 아니면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인가? 일부분만 아는 것을 가지고 마치 전체를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안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 줄어드는 과정인 것 같지만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모르는 것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입만 열면 정치가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말을 하는데 정치나 경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아주 작은 것을 알면서 마치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말만 하는 것은 아닌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펼쳐놓으면 몇 페이지 정도나 될까? 책 한 권 만들 분량이 될까?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기록하면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다면 그나마 아는 것일까? 안다는 것이 그저 지식을 의미하는 것일까? 참 어렵다.

경험상 안다는 것은 지식의 문제를 넘어서 마음에 느끼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것 같다. 그리고 진정으로 안다고 하는 것은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하는 것 같다. 가르쳐보면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고, 어설프게 알아서는 남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이제 무엇인가를 안다고 말하기 전에 스스로 알고자 노력해야 하며, 자신을 지나치게 과장하지 말고 겸손함으로 마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