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시민으로 병원·지하철 붐벼…긴장 늦추지 않고 계도 활동
마스크 의무착용 첫날 혼선 없었다…일사불란하게 코로나19 대응
"어르신∼마스크 어디에 두셨어요? 오늘부터 마스크 꼭 쓰셔야 하니 이거 착용하세요.

"
13일 강원 춘천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70∼80대 노인 약 3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으면 직원들은 반쯤 내려온 마스크를 다시 씌워주거나 끈이 떨어진 마스크 대신 새 마스크를 씌워줬다.

노인보호센터 한편에는 혹시나 마스크 착용을 깜빡 잊은 노인들을 위한 새 마스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강원 노인보호센터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으나 노인 중 대다수가 경증치매를 앓는 탓에 착용을 깜빡한다거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마스크를 벗고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대체로 어르신들 스스로 경계하며 마스크를 꼭 쓴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의료기관·요양시설·집회 참석자 등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인 이날 전국 각지 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모습이었다.

한 달 계도기간을 거치기는 하지만 의무착용 첫날인 만큼 대상 포함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등 일부 혼선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시민들은 일사불란하게 이미 일상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했다.

◇ 마스크로 코·입 가린 환자로 붐빈 병원…대기시간 길어져도 착용 의무 준수
병원을 찾은 시민들 역시 마스크 착용을 지키며 질서 있게 진료를 받았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요양원에서는 100명 넘는 입소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치료와 자체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

마스크 의무착용 첫날 혼선 없었다…일사불란하게 코로나19 대응
춘천지역 한 대학병원은 코와 입을 마스크로 가린 환자와 진료 예약자, 의료진 등으로 붐볐다.

본관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 확인은 물론 인적사항 기록과 손 소독, 발열 검사를 통과한 뒤 확인 스티커를 팔에 부착하지 않으면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수납 창구 앞에는 60여 명이 대기할 정도로 붐볐지만,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병원은 방송을 통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준수 등을 수시로 알렸다.

의료진은 위내시경을 마친 검사자가 잠들어있는 동안 병상 아래 보관한 마스크를 직접 씌워줄 정도로 철저했다.

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뒤부터 의료진과 직원은 물론 모든 이용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었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병원 안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들 잘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긴장 늦추지 않은 대중교통시설…이용객 몰려도 마스크 혼선 없어
이날 인천지하철 1·2호선 56개 역사에서는 이용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동차를 이용하고 있었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는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이어가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공사 직원들은 출근 시간에 맞춰 개찰구 앞에서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전 역사 곳곳에 마스크 착용 홍보 포스터 1천장을 부착하며 계도 활동을 벌였다.

공사는 방송 장비를 이용해 전동차 내에 마스크 착용 음성 안내를 하고 전동차 도착 전광판에는 안내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은 이날 오후까지 800여 명이 기차를 이용했으나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마스크 의무착용 첫날 혼선 없었다…일사불란하게 코로나19 대응
역무원들은 주기적으로 순찰을 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용객을 발견할 시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혹 마스크를 들고 오지 않은 이용객들은 1층 편의점에서 따로 마스크를 구매했다.

역사 내부에서도 주기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열차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기 용인 기흥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 또한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턱까지 끌어내린 '턱스크'를 한 사람들도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 보건용 마스크와 덴탈 마스크, 천 마스크 등을 제대로 착용한 상태였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관악구에서 용인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6)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불특정 다수가 좁은 공간에 밀집될 수밖에 없어 불안했는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수도권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 집회 현장도 마스크 착용 착실히 준수
전국 곳곳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잘 이뤄진 편이었다.

마스크 의무착용 첫날 혼선 없었다…일사불란하게 코로나19 대응
이날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집회에서는 마스크 미착용자가 없었다.

이 집회에는 돌봄전담사 6명이 참석해 교육 당국에 처우 개선 등을 촉구했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집회는 수시로 열리는데 참가자들이 학교 근로자들이라서 그런지 앞선 집회 때에도 마스크는 잘 착용하고 벗지 않았다"며 "마스크 미착용 행위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계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청 앞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 선포 기자회견'과 '공무원 정치기본권 쟁취 10만 국회 입법 청원 돌입 기자회견'에서도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착실히 준수했다.

(윤태현 박영서 김솔 박정헌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