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기다리며 쓰고, 그리고, 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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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화가 김25, 내달 5일까지 한경갤러리서 초대전
바탕색에 영어, 한자 등 텍스트 겹쳐 써 풍경 표현
바다와 호수 등의 정적과 침묵, 기다림 담은 '어린 왕자' 시리즈'
대형 화면을 즉흥적 붓질로 채운 '신비의 실체'
福, 명심보감 구절 등 겹쳐 쓴 '행운' 연작 등 선봬
바탕색에 영어, 한자 등 텍스트 겹쳐 써 풍경 표현
바다와 호수 등의 정적과 침묵, 기다림 담은 '어린 왕자' 시리즈'
대형 화면을 즉흥적 붓질로 채운 '신비의 실체'
福, 명심보감 구절 등 겹쳐 쓴 '행운' 연작 등 선봬
김25(본명 김유미·57)는 색면추상을 통한 색의 실험에 몰두해온 중견 여성 작가다. 2010년대에 선보인 ‘인상(Impression)’ 시리즈에서는 색면분할, 구상을 둘러싼 추상 등 다양한 실험작을 소개했다. 근년에는 사진으로 포착한 일상의 이미지를 디지털로 왜곡해 색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
“작년부터 새로운 회화를 모색하며 여러 가지 재료와 방법을 새롭게 실험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생각이 달라졌어요. 미술이 어려워야 할 이유가 있나 싶었죠. 그때 발견한 게 한자의 조형성이었습니다. 해서체 한자를 쓰고 그 위에 화이트로 덮은 뒤 또 쓰기를 반복한 것이 ‘포천’ 시리즈예요. 그러던 어느날 해질 무렵 차창 밖 풍경이 글씨로 보여서 자연 풍경에 텍스트를 넣고 그리기 시작했죠.”
김허경 미술평론가는 “문자가 모여 이뤄진 덩어리의 이미지는 문자와 세계(우주)를 연결하는 지점에서 생성되는 미지의 메아리”라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연결되는 지점에서만 비로소 창조되고 읽히는 텍스트”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작품을 사각, 원형 등으로 오려내고 분할해 화면을 해체하고 재배치한 것. 하나의 작품이 여럿으로 분화되거나 ‘회화적 설치’로 재탄생했다. 알맹이를 뺀 테두리가 작품의 본체가 되기도 했다.
김 작가는 1990년 첫 전시 이후 30년 동안 써온 본명을 지난해 ‘김25’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커서일까. 그는 “구구단으로 2×5=10이니까 10년마다 괄목할 만한 변화와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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