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업체들 국내 판매 가격만 올린 이유 있었다
해외 명품업체들이 국내에서 탈세를 하다 국세청에 적발됐다.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이용해 국내 판매 가격을 수차례 올린 뒤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수법으로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줄이는 수법을 썼다.

국세청은 해외 명품 업체의 국내 자회사 두 곳 등 다국적 기업 21곳을 조세회피 혐의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자회사인 A사는 국내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한국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인기가 높게 유지되자 지속적으로 국내 판매 가격을 외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면서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수법을 썼다. 국내 영업이익률을 낮춰 국내에 귀속될 이익을 부당하게 해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해외 명품 업체의 한국법인인 B사도 자사 제품 가격을 높게 받아도 지속적으로 호황을 누린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 B사는 외국 본사에 지급할 브랜드 사용료를 제품가격에 포함시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거래구조를 조작했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 수입을 세금 한푼 내지 않고 해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해외 명품 업체를 비롯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정당한 몫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과세 기본 원칙이 지켜지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