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 연구에 써달라"…김재철 변호사 高大에 3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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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오정육종연구소 기부식
향후 20억 추가 기부 밝혀
3대째 고서 등 국보급 문화재 기부
대학측, 육종연구소 세워 연구 강화
향후 20억 추가 기부 밝혀
3대째 고서 등 국보급 문화재 기부
대학측, 육종연구소 세워 연구 강화

김재철 변호사(사진)는 6일 고려대에 국내 육종 연구 지원을 위한 기부금 30억원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선 ‘김재철 변호사 고려대 오정(五丁) 육종연구소 기부식’이 열렸다. ‘오정’은 김 변호사의 호다. 김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고등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친 원로 법조인이다.
고려대는 이날 김 변호사가 낸 기금으로 생명과학대학에 오정 육종연구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육종 연구를 활성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육종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없고 수십 년간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향후 20억원을 추가로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 대로 기부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 변호사가 고려대를 기부처로 선택한 것은 ‘오랜 인연’ 때문이다. 김 변호사 가족은 3대째 보물급 문화재를 포함한 고서화와 미술품을 고려대에 기부하고 있다. 김 변호사의 아버지인 만송 김완섭 선생은 일본 메이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법조계에서 활동하며 모은 돈으로 일본에 반출될 위기에 처한 고서를 사들였다. 이후 1952년 고려대에 출강하며 학교와 맺은 인연을 계기로 1975년 이들 고서를 학교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그해 만송 선생이 별세하자 아들인 김 변호사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고서 1만9071권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만송문고’로 명명된 이들 고서의 가치는 약 2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중 ‘동인지문사륙’ 7권과 ‘용비어천가’ 초간본 2권은 각각 1981년과 2009년 보물로 지정됐다.
2016년엔 김 변호사의 딸인 김주현 씨가 추사 김정희의 ‘제유본육폭병’을 비롯한 고서화류 334점과 현대미술품 및 공예품 198점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부식에서 “고려대를 믿고 중요한 연구를 맡겨줘 감사하다”며 “이번 기부가 생명과학대학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