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면서 스스로를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기자회견 직전 시위가 자주 벌어지는 백악관 북측의 라파예트 공원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미국 흑인 사망 시위 격화…트럼프 "군대 동원할 것" [종합]
AP통신은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5개 주에서 600~8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 방위군은 이미 현장에 도착했거나 이날 자정까지는 모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의 주지사들을 향해서도 주 방위군을 배치해 거리를 점령하라고 촉구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평화를 지키기 위해 미국의 도시에 수천 명의 군대를 보내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시위대를 향해서는 "나는 테러를 조직한 자들이 중범죄 처벌과 감옥에서 긴 형량에 직면할 것임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별도 문답 없이 야외 회견장인 '로즈가든'에서 퇴장했다. 회견을 끝낸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들과 함께 공원 건너편에 있는 세인트 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가 성경을 들고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미국 4대 대통령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라 불린다. 이곳은 시위 과정에서 불길이 솟아오른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서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한 것은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애도의 뜻을 표시하며 관련자 조치 등에 나섰다. 하지만 시위가 폭력적 성향을 띠면서 강경 대응 기조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는 주지사들이 강경해지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개입하겠다며 "이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연방군대 투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폭력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표현하면서 시위의 배후에 '급진적 좌파',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가 있다고 말하며 이념 논쟁에도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 전 주지사들과 화상회의에서는 "여러분이 제압하지 못한다면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 "여러분 대부분은 너무 나약하다"고 비판하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아울러 TV를 통해 비친 폭력과 약탈 장면을 언급하면서 "인간쓰레기"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