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는 "어느 회사건 힘들지만, 남초회사는 성적으로 여자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서 피곤하다"며 "처음부터 철벽을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밥 먹는 것도 남자들 속도 맞추기 힘들어 몇 달은 고생할텐데, 그냥 '먼저 가라'고 보내라"며 "저도 그래서 건방지다고 뒷말 엄청 나왔는데, 초지일관 천천히 먹고 적당히 거리를 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를 한 선택에 대해 만족감도 드러냈다.
작성자는 "(식사를 계속 같이 했다면) 지금도 '여자의 적은 여자다', '여자는 일을 못한다', '여자는 어쩌고 저쩌고' 듣다가, 저 쳐다보면서 '그나저나 **씨 나이가 몇이지? 누구 대리, 과장 소개팅 좀 시켜줘라'나 당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함께 입사한 남자 동기들이 군 복무가 근무 기간에 포함돼 "연봉을 1000만 원 이상 더 받는다"고 전하면서 "첫 회사라고 긴장해서 잘해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남초회사는 여사원에게 돈을 적게 주고, 절대로 회사 중추로 못 올라가게 한다", "남자를 믿으면 안된다", "잘해주는 사람들은 소개팅이나 여직원이 자기랑 사귀어줄 지 모른다는 관점에서 잘해주는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해당 글에 "사회생활 잘해보겠다고 웃어주고, 리액션했더니 남자면 다 좋아하는 애라고 소문이 났다", "남초회사에서 남자들이 잘해주는 건 동료로서가 아니라 '여'직원으로 잘해주는 것"이라며 동조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단순히 '웃어줬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구애와 스토킹 등의 피해를 입고 회사를 퇴사했다는 고백도 적지 않았다.
몇몇은 "남초회사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남자들 정치질에 괜히 엮여서는 안된다는 조언이 빠졌다", "그들 앞에선 무조건 입다물고 있어야 한다", "남초회사 입사하면 절대 모바일메신저 프로필에 자기 셀카 올려놓으면 안된다. 온갖 곳에 다 보여준다" 등의 경험담이 담긴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초, 여초 나눠서 갈등을 조장해야 하는 것이냐", "왜 남자를 싸잡아 적대감을 드러내냐" 등 불편함을 드러냈다. "여초회사에서도 정치질은 만연하다"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남성,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 생활에 불편을 겪거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지 않는 건 법으로 금지돼 있다.
2016년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된 옛 서울메트로가 무기계약직 공개채용에서 여성 지원자들의 성적을 조작해 떨어뜨린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자아냈다. 1990년 3월 신입사원 응시자격을 '남자'로만 제한한 기업체가 검찰에 기소된 후 30년이 흘렀지만 채용과 근로 시장에서 남녀차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는 건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으로 명시돼 있다. 이 법에서는 일하는 여성들이 모집, 채용, 임금, 배치, 교육훈련, 승진, 정년, 해고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육아의 권리를 보장받으며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1999년 제3차 개정 시에는 '사업주가 여성 또는 남성 어느 한 성이 충족하기 현저히 어려운 인사에 관한 기준이나 조건을 적용하는 것'도 차별로 인지하면서 '간접차별문제'도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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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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