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독재정권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
칠레서 독재자 피노체트 종손녀 여성장관 임명 놓고 '시끌'
칠레에서 옛 군부 독재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종손녀(형제자매의 손녀)가 여성장관으로 임명돼 인권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새 여성·성평등 장관에 마카레나 산텔리세스(42)를 임명했다.

언론인 출신의 산텔리세스는 보수 정당 독립민주연합(UDI) 소속의 정치인으로, 지난 1973∼1990년 집권했던 독재자 피노체트(1915∼2006)의 종손녀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산텔리세스의 임명은 많은 반발을 불러왔다.

단순히 독재자 후손이라는 데 대한 비난 이상이었다.

우선 그가 과거에 피노체트 군부 독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2016년 발파라이소 엘메르쿠리오와의 인터뷰에서 "군부 정권에서의 좋은 점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노체트 독재 시절 칠레에서는 좌파 인사나 학생, 시민운동가 등 3천 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산텔리세스는 논란과 관련해 "인권 침해를 결코 지지한 적도, 정당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산텔리세스가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10여 개 여성단체들의 연합 단체인 '다국적여성주의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임명은 여성주의 운동에 대한 도발"이라며 "여성 권리 보호를 위해 능력 있는 장관을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산텔리세스가 2012∼2019년 올무에 시장 재직 시절 보인 반(反)이민 성향을 놓고도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는 과거 트위터에 "이민자들은 이제 그만"이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