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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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6일 남북 분단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북한군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진 판문점 견학 재개를 위해 판문점과 파주 철거 GP를 방문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판문점 견학 재개와 이에 따르는 방역 상황, 코로나19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오늘 장관이 현장 점검을 하고 나면 조만간 (견학 재개) 날짜가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월 말 실향민과 이산가족 등을 상대로 판문점 시범 견학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개선되면서 재개 논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일정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정승훈 남북회담본부장, 최종환 파주시장, 더불어민주당의 윤후덕·박정, 평화통일 문화공간조성 민간자문단 등 총 11명만 참석했다. 코로나19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을 위한 유엔군사령부의 방문 인원 제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DMZ 평화 정착을 위한 실천 사업으로 도보여행길인 'DMZ 평화의 길'을 개방했으나, 지난해 9월 ASF 여파로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통일부는 "향후 국방부(1사단)·파주시와 협조 아래 'DMZ 평화의 길'과 연계해 남북출입사무소에 '평화통일 문화공간'도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아직 구상 단계로, 전문가 자문 등의 과정을 거쳐 구체화 해나갈 예정이다.

김 장관의 이번 GP 방문은 지난 3일 남한 측 강원도 GP가 북한군의 총탄에 맞는 총격 사건이 '우발적 사고'인지, '고의적 도발'인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뤄졌다. 방문지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파주 GP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곳과는 다르다.

여 대변인은 "파주지역 철거 GP는 'DMZ 평화의 길'에 포함이 돼 있는 것으로, 지역적으로 판문점 인근 지역에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중부 전선의 GP와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방문 일정 역시 총격 사건 발생 이전에 유엔사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사건 발생 3일 만에 통일부 장관이 최전선에 나선 모습을 공개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군 당국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고, 북한 도발 등에 따른 위험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군 당국은 이번 GP 총격의 발생 시점과 날씨, 현재 북한의 정세 등을 고려했을 때 의도적인 도발보다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판문점 인근 대성동마을과 통일촌, 해마루촌 이장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파주 지역의 평화·안보 관광이 중단된 데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신속한 관광 재개를 바란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 장관은 방문 일정을 마친 후 개인 페이스북에서 "언제나 비무장지대에는 적대의 과거와 평화의 미래가 공존한다"며 "어떤 추위도 어떤 비바람도 이겨내고 어디서나 일상의 평화가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