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LG유플러스 서울 용산사옥 20층 임원회의실. 하현회 부회장(사진)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 경영회의가 열렸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 최고위 임원들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지만 이날은 평소와 달랐다. 정기 경영회의 최초로 외부 인사가 초대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LG유플러스 경영진을 대상으로 ‘코로나 너머의 세상,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한 시간 동안 강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사업 추진 방향을 재점검하고 선결 과제를 파악하기 위해 하 부회장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 부회장은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 1주년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전사적으로 전열을 재정비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네트워크 트래픽이 80% 가까이 급증하면서 통신장비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고도화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래픽 증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새롭게 집중해야 하는 사업 분야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반 킬러 콘텐츠 발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협력 모델 추가 도입 △키오스크 △스마트팩토리 등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조만간 차세대 네트워크 품질과 투자 규모로 선진국을 판단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비대면 산업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기존의 사업 추진 방식에도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가 왔다”며 “시장 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