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보장성 강화 조치로 인해 불가피하게 '계획된 적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건강보험당국은 설명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공시한 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재무 결산'자료를 보면, 지난해 건보공단의 자산은 29조6천638억원, 부채는 11조956억원이었다.
2019년 부채비율은 59.7%로 2018년(47.6%)과 견줘서 12.1%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건보공단의 부채는 전액 보험급여 미지급금과 충당부채다.
특히 충당부채가 9조6천억으로 전체부채의 86%에 달했다.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등 재정부담이 있는 금융부채(차입금 등)는 없었다.
충당부채는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았지만 향후 지출될 금액을 반영한 부채를 말한다.
건보공단은 재정지출 원인(진료)이 생겼지만 연도 말까지 현금 지급(보험급여비 청구·지급)이 안 된 경우, 미래에 지급할 보험급여비를 추정해 결산 회계재무계산자료에 부채로 기록하는데 이를 충당부채라고 부른다.
건보공단은 이렇게 부채비율이 증가한 이유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급속한 고령화 등의 영향을 꼽았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5개년 계획에 따라 그간 쌓아놓은 누적 적립금을 사용했고, 적립금 사용금액만큼 보장성이 확대돼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건강보험 보장률 수준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건보공단은 그간 보장성 확대를 위해 2018년에는 본인부담 상한제 개선(소득 하위 50% 연간 40~50만원 경감),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간호·간병서비스) 해소 등을 추진하고, 2019년에는 MRI, 초음파, 추나요법 등 의학적 필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환자 본인부담률은 2016년 37.4%에서 2017년 37.3%, 2018년 36.2% 등으로 줄어들었고, 건강보험 보장 비율은 2016년 62.6%에서 2017년 62.7%, 2018년 63.8% 등으로 개선됐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의 방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둔 데에는 공격적인 진단과 치료를 뒷받침한 건강보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건보공단은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자체 추산 결과 중장기적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지면서 부채비율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2019~2023년 중장기 재무 관리계획'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자산은 2019년 30조9천억원에서 2023년 29조3천억원으로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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