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서울 강서갑 당선인 "소수자 삶의 질이 국격 결정…역할할 것"
21대 총선 서울 강서갑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당선인은 29일 "청년 정치인으로서 윗세대의 화두였던 산업화·민주화 이후 다른 화두를 던지고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당선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히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때 '민주'가 법과 제도, 절차의 문제였다면 이제 공존과 공생, 가치의 문제인 '공화'를 화두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당선인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 '쓴소리'를 도맡던 금태섭 의원을 경선에서 이기는 파란을 일으킨 뒤 본선에서도 미래통합당 구상찬 후보에 2만표 가까이 앞서는 압승을 거뒀다.

1978년생 여성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였으며 2016년 민주당 입당 후에는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부대변인 등을 거쳤다.

다음은 강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당내 경선, 통합당 후보와의 본선에서 모두 이겨 주목을 받았다.

승리 요인은.
▲ 유권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위기관리를 해온 모습에 좋은 평가를 해주고 더 잘해보라며 힘을 실어준 것 같다.

또 상대 후보보다는 되도록 강서갑 주민들을 많이 바라봤다.

승리라는 표현을 쓰기보다는 '일 좀 하라'는 명령을 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당내 대표적 '소신파'인 금 의원의 경선 탈락 과정에서 민주당 중도층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
▲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서 결국 중도층이 민주당에 일할 기회를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도는 이념보다는 실용, 결국 먹고 사는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렇게 일할 기회를 줬는데 민주당이 우선순위와 선후 경중을 잘못 결정하거나 완급 조절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도표심이 떠날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돼 신중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대학교수를 하다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다.

아이가 세 살 때 둘이서 미국으로 갔다.

그곳에서 경험한 보육과 의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큰 방향, 작은 부분 개선에 나서보고 싶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삶의 질이 국격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제가 공부한 것과 경험한 것들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1대 국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은.
▲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가족, 보건, 안전 문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연대·협력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국제사회와의 상호협력, 의원 외교 등을 통해 역할을 해보고 싶다.

또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안전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

공공 방역과 관련해 개인정보 공개 범위와 수위 조절, 사생활 침해 최소화를 위한 입법이나 비대면 접촉 의료 관련 입법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내용을 총망라해 '1호 법안'을 준비하려 한다.

--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청년 정치와 여성 정치 모두 비슷한 문제다.

여성 지역구 공천 30% 권고 조항이 없어서 문제인 게 아니라 지키지 않아 문제이다.

청년 정치 역시 당위성은 계속 이야기돼왔다.

결국 실천의 문제인데, 실천을 위해선 '청년 정치인들이 진짜 많아져야겠다'는 민심이 커져야 한다.

이번에 상대적으로 많아진 청년 당선인들이 입법 권한을 가지고 일을 잘한다면 정치권도 실천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책임감이 크다.

-- 강서갑 지역 공약 중 시급한 것은
▲ 지역 주거환경 개선이 더딘 이유가 건물 고도제한 때문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맺은 협약이 2026년 완화될 예정인데 국토교통부, 강서구, ICAO가 함께 이야기해 이를 1년이라도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

그간 피해를 감수한 주민들에 대한 보상 논의도 21대 국회가 열리면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