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하던 대학들이 잇따라 대면 강의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대학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전면적인 대면강의 전환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5월 첫째 주부터 단계적인 대면강의에 들어간다. 서울대는 우선 실험·실습이나 실기 수업부터 대면강의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종대와 건국대도 내달 4일부터 실험·실기 수업을 중심으로 대면강의를 시작한다.

한양대는 이달 13일부터 자연대, 공대, 체육계열 등 일부 강의에서 대면 수업에 들어갔다. 고려대는 다음달 11일부터 모든 수업에서 온라인과 대면강의를 병행하기로 했다.

대면강의 전환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대학들도 있다. 서울시립대와 중앙대는 내부 회의를 거쳐 1학기 수업을 비대면·재택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화여대와 서강대도 온라인강의만 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도 온라인강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지역별로도 대학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대구 지역의 경북대와 영남대, 대구대 등 주요 대학은 1학기 수업을 온라인강의로 이어갈 방침이다. 부산가톨릭대, 부산외국어대 등 부산지역 12개 대학은 내달 11일부터 대면강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험·평가방식을 두고도 대학별 결정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는 기존 상대평가 방식 대신 절대평가를 권고하고 있다. 수강생 전원의 동의를 얻는 조건으로 아예 등급이 없는 급락제(합격/낙제만 결정)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부 대학은 아예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1학기 중간고사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학생들이 자주 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면 강의 재개와 관련, “시기상조”라거나 “지방 고향 집에 머무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한 고려대 학생은 “여전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무증상 확진자도 많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있다”며 “한 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하고 6월 말 기말고사만 오프라인으로 치르는 것이 안전할 것이란 학생들의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