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감자 5000원인데 마트 가격 8만원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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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가격 한박스 10만원 →1만원 폭락 뉴스
마트 찾은 사람들 "연초보다 더 비싸다"
폭락 감자는 작년 6~7월에 캔 '저장감자'
비쌀 때 팔려고 뒀다가 소비 감소에 직격탄
대형마트 등서 B2C 파는 감자는 바로 캔 감자
"5월 중순까진 하우스 재배, 이후 노지 햇감자 출하"
폭락 폭등 반복하는 농산물 가격
"기업의 계약재배 늘릴 방안 등 강구해야"
마트 찾은 사람들 "연초보다 더 비싸다"
폭락 감자는 작년 6~7월에 캔 '저장감자'
비쌀 때 팔려고 뒀다가 소비 감소에 직격탄
대형마트 등서 B2C 파는 감자는 바로 캔 감자
"5월 중순까진 하우스 재배, 이후 노지 햇감자 출하"
폭락 폭등 반복하는 농산물 가격
"기업의 계약재배 늘릴 방안 등 강구해야"

감자값이 싸다는 소식에 지난 주말 마트와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돌아나온다. 감자값이 싸기는 커녕 연초보다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12일 대형마트에서 감자 100g 평균 가격은 498원. 서울 시내 마트에선 600원까지도 올랐다. 뉴스와 온라인에서 판매된 산지 직송 가격에 비해 약 5배나 비쌌다. 왜 그럴까.
감자라고 다 같은 감자가 아니다

일반 가정의 식탁 위에 오르는 감자는 일명 '햇감자'다. 지금은 추운 겨울 하우스에서 자란 '하우스 감자'를 주로 먹는다. 이들 시세는 저장감자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로 움직인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슈퍼마켓 등 일반 소비자가 접하는 유통 채널에서는 100% 하우스 감자를 취급한다. 대형마트는 중도매인이나 산지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농가와 직거래 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지난 달 저장감자가 20㎏ 한 박스에 5000원~3만원일 때도 하우스 감자는 한 박스에 1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도 7~8만원대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저장감자가 아니라 무조건 햇감자를 선호한다"며 "저장감자는 마트 등 소매 유통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자는 1년에 네 번 수확한다. 3~5월에는 하우스봄감자, 6~7월에는 노지봄감자, 8~11월은 고랭지 감자를 생산한다.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가을감자가 시장에 나온다. 노지봄감자와 고랭지 감자는 연중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공급량이 많으니 가격은 연중 가장 싸다. 농가들은 겨울이 되면 감자값이 비싸질 것에 대비해 이 시기 가장 많은 양을 저장한다.
산지 가격 폭락이라는 '거짓말'

결국 가격이 폭락한 감자는 결국 작년 6월에 캔 '저장감자'다. 일반 소비자들은 살 수 없는 유통 경로에서 소비되는 묵은 감자였던 것.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농부들을 돕는다며 택배비만 받고 싸게 팔아준 감자도 결국 대부분이 '썩은 감자'여서 환불 조치하는 해프닝도 저장 감자의 유통기한이 다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저장감자도 폐기처분하기 직전인 때"라며 "좋은 뜻으로 시작했지만 괜히 강원도 지역 농산물의 이미지만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감자 농부 진짜 도우려면
국내 생산되는 감자 중 가공식품으로 쓰이는 비중은 20% 미만이다.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은 모두 40%를 넘는다. 바로 먹지 않고 튀김용, 전분, 과자 등으로 가공돼 유통된다. 국내에선 생감자 형태로 주로 소비되다보니 시세에 따라 폭락과 폭등을 반복한다. "감자 한알이 전복 두 마리 값과 맞먹어 감자탕에 감자가 사라졌다"고 한 게 불과 1년 반 전이다.
반면 가공식품으로 쓰이는 감자는 기업과 산지 간 '계약재배'가 이뤄진다. 시장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기업이 매입한다. 농부는 시세와 상관 없이 좋은 품질의 농산물만 생산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오리온, 농심, 해태제과 등 제과 3사가 이런 방식으로 거래한다. 종합식품회사의 국산 농산물 소비 비중은 10%를 겨우 넘는다.
한 대형 식품회사 고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HMR) 등 개발을 많이 하지만 국산 농산물을 사용한다고 해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없어 가격 싸고 손질 잘된 수입 농수산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는 감자 가격은 5월 15일 이후 노지 햇감자가 본격 출하되면서 안정될 전망이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장은 "노지 봄감자 재배 면적은 올해 전년보다 10.4% 좁지만 평년보다는 6% 넓다"며 "4월 수미감자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8%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