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조치를 발표했지만 증시의 하락 추세는 계속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8,591.93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960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나스닥지수는 18.84포인트(0.27%) 하락한 6860.67에 거래를 마쳤다.

Fed는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사실상 무제한 실행한다고 밝혔다. 또 회사채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과 가계 신용을 지원하는 신규 대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하는 상황에 주목했다. 부양책 패키지 법안 처리를 위한 표결에 들어갈지를 결정할 절차 투표에서 찬성 49표, 반대 46표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실행 가능성이 낮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물 경제 충격이 언제 해소되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Fed의 조치에 반응했다. 뉴욕 채권시장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6%포인트 급락한 0.77%를 보였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1% 소폭 내렸다.

원유와 금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2%(0.73달러) 오른 2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도 온스당 5.6%(83달러) 상승한 1567.60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유럽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79% 떨어진 4993.89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10% 하락한 8741.15에 거래를 끝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3.32% 떨어진 3914.31를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47% 하락한 2485.54를 나타냈다.

미국을 넘어 유럽 주요국들도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잔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것이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탈리아 6만3000여명을 포함해 전체 16만명에 이른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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