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준 씨가 미래통합당 관련 기사에 달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과거 정준 씨가 미래통합당 관련 기사에 달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당원모임이 당과 황교안 당 대표의 기사에 꾸준히 악플을 달아온 배우 정준에 대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미래통합당 당원모임은 19일 한경닷컴에 "당과 황교안 대표에 대해 도를 넘는 악플을 꾸준히 달아온 연예인 정준과 21명의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준이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을 쓰자 그에 악플을 남긴 네티즌을 고소한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당원모임 측은 "정작 정준 자신이 타인(미래통합당)에게 악플을 일삼아왔다"면서 정준의 인터넷 아이디를 제시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다룬 기사에 '응 죽기를 각오해라, 잘가'라는 악플을 달고, 이학재 미래통합당 의원의 기사에는 '빙신'이라는 악플을, 황교안, 손학규·정동영 회동 기사에는 '퇴물들', 송언석 의원의 기사에는 '개쓰레기 자식'이라는 악플을 달았던 아이디는 정준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앞 4글자(m223****)가 일치했다.

미래통합당 당원모임의 고소 방침에 정준은 돌연 "악플러 분들 용서해 드리겠다. 나는 대인배라 고소 안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출처 - 정준 인스타그램
출처 - 정준 인스타그램
아울러 인스타그램에 한경닷컴의 기사를 캡처해서 올리고 "제가 쓴 댓글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면서 "배우 정준으로 쓴 댓글이 아닌 국민으로서 조용히 쓰려고 한 것이다"라고 해명하며 자신이 쓴 댓글이었음을 인정했다.
[단독] 통합당 당원모임 "민주당은 국민 고발안했다? 정준 잘못 알고 있어" (인터뷰)
이어 "그런데 이게 당에서 날 고소할 일인가"라면서 "국민은 이정도 댓글도 못 다나. 이정도 댓글에 당에서 고소를 한다니 무섭다. 더불어민주당은 왜 (고소를) 안하지?"라고 적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미래통합당 당원모임 관계자는 "정준 씨가 민주당은 국민을 고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노영민과 지금 민주당 당 대표인 이해찬은 인터넷 게시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 개인방송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 산불에 늑장대처했다'는 내용을 유포한 평범한 시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11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280건의 허위조작 정보를 확인해 경찰에 183건 고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97건의 심의 요청했다"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기서 고발당한 사람들도 평범한 시민이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4월 13일에는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며 민주당과 네이버가 의뢰한 수사 결과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난 3명 중 2명이 민주당원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관계자는 "이처럼 민주당과 청와대도 일반 네티즌을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고발한 일이 있다"면서 "정준 씨께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도 고소했으니 나도 해줄게? 당이? 누구냐 넌. 그런데 머리를 잘못 썼다'라고 하셨는데 당원모임이나 당원은 곧바로 정당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당이 아니라 당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복적으로 평범한 국민들을 고발하고 있는 당은 '더불어민주당'이다"라며 "네티즌들을 고발하는 당을 비판하시려면 그 당을 비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준 씨가 자신은 대인배이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악플을 단 악플러를 고소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는데 그가 자신에게 악플을 쓴 네티즌 고소를 취하하는 것과 미래통합당 당원모임이 정준 씨를 고소한 건은 별개의 문제"라며 "내일(20일) 정준 씨를 포함한 2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