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카메라’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0’와 ‘갤럭시S20플러스’. 두 제품의 스펙은 비슷하다. 모두 후면에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와 1200만 화소 광각·초광각 카메라를 장착했다. 하지만 화소만으로는 알 수 없는 차이가 있다. 동영상 촬영과 증강현실(AR) 앱 사용에 유리한 뎁스비전 카메라는 갤럭시S20플러스와 갤럭시S20울트라 모델에만 들어간다.

갤S20플러스에 들어가는 '뎁스비전 카메라'의 비밀
뎁스비전은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카메라로 분류된다. 사물을 향해 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한다.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 정보, 움직임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10 5G에 ToF 카메라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ToF 카메라의 위력은 동영상을 찍을 때 느낄 수 있다. 찍고 싶은 사람 혹은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을 뿌옇게 날리는 동영상 라이브포커스가 제대로 구현된다. 이 카메라가 없는 기종은 피사체와의 정확한 거리 측정이 쉽지 않아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

증강현실(AR) 앱을 쓸 때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실 공간 위에 입힐 가상 물체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 나온 가구 제품을 실제 내 방에 놓았을 때 잘 어울리는지 보여주는 AR 앱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ToF 카메라가 내 방의 넓이와 가구의 길이를 재주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AR 킬러 앱’이 늘어나면 ToF 카메라의 위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출시한 ‘LG G8 씽큐’에 ToF 카메라인 ‘Z카메라’를 전면에 넣었다. 지난달 27일 공개한 LG V60 씽큐에도 후면에 ToF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웨이 역시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P30와 폴더블폰 메이트Xs 등에 ToF 카메라를 넣었다. 애플도 연말께 출시하는 아이폰의 후면에 ToF 카메라를 장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기능 상향 추세와 AR 생태계 성장이 맞물려 ToF 카메라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