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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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현대제철 사내이사 임기를 1년 남기고 중도 사임했다. 이와 함께 단조사업 부문의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한 개편의 시작으로, 점진적 실적개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날 주주총회소집 공고와 물적분할 결정을 알렸다. 다음달 열릴 정기주주총회 안건에는 서명진 현대제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이 올라왔다. 정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그를 대신할 사람을 뽑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기 때문에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 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체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단조사업의 물적분할은 사업부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읽힌다. 현대제철은 정기주총을 거쳐 오는 4월 물적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단조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 수준으로, 현대제철 별도 매출의 1.3% 정도다. 주요 수요가 조선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익은 적자로 추정된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자 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기간에 진행되는 등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이 시작됐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며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업구조 재편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의 주력 제품인 봉형강과 판재류 외에 추가적인 분할 및 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긍정적인 변화에도 제조업의 성장 둔화로 급격한 실적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실적개선 가능성과 구조개편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단기 실적 동력이 부재한 상황으로 수요처별 가격협상 결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의선 떠난 현대제철…"계획이 다 있구나"[한민수의 스톡뷰]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