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 내 조명탑 밝기도 기준치 훨씬 못 미쳐
부산해양수산청은 올해 1월 한달간 부산 북항과 신항 9개 컨테이너부두를 대상으로 안전보건공단, 항만연수원 등과 합동으로 안전점검을 벌인 결과, 이런 문제들을 확인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무게 20~30t에 이르는 컨테이너를 배에 싣고 내리는 크레인 바로 아래에서 이뤄지는 콘(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고정하는 장치) 체결 및 해체, 검수가 대표적이다.
크레인 고장으로 컨테이너를 매단 줄이 갑자기 풀리면 아래서 작업하던 노동자는 큰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북항 한 부두에서는 2018년 11월 이런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졌다.
9개 부두 가운데 신항 2부두를 제외한 나머지 부두에서는 크레인 아래에서 노동자들이 콘 체결 및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장 조도 기준은 75㏓ 이상이지만, 북항 부두 대부분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작업을 마치고 걸어서 이동하던 크레인 기사가 야드 트레일러에 치여 숨진 북항의 다른 부두 사고 현장 조도는 7㏓에 불과했다.
콘을 지게차가 아닌 리어카에 실어 옮기고 있어 차량과 충돌 위험도 상존한다.
안벽 크레인을 고정하는 핀을 꽂는 구멍(소켓)을 막지 않고 방치해 야간에 노동자들이 이동하다가 발이 빠져 다칠 위험도 있었다.
냉동 컨테이너 장치장에 작업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통로를 확보하지 않아 끼임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부산해수청은 선석과 선석 사이에 콘 체결·해체와 검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공간(피닝 스테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할로겐램프를 사용해 조도가 낮은 조명탑은 LED 등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선사와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부두 운영사의 관리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화물고정, 검수, 줄잡이 등은 운영사의 통제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부산해수청은 잇따른 안전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월부터 가동하는 안전관리상설협의체를 매월 1차례 열어 각 부두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문제점 개선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안전을 임대료와 연동해 안전관리가 우수한 운영사에는 임대료를 깎아주는 인센티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