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30일 오후 4시

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이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약진통상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2015년, 2018년에 이은 ‘매각 3수’ 도전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딜로이트안진을 약진통상의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PEF 등에 회사 소개가 담긴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배포하고 있다. 칼라일은 매각 일정을 정하지 않고 인수 제안을 하는 원매자들과 수시로 협상할 계획이다.

칼라일은 2013년 그로스펀드(한국성장금융)를 통해 약진통상을 2048억원에 인수했다. 약진통상은 1978년 설립된 이후 유명 의류 브랜드인 갭(GAP), 바나나리퍼블릭, 빅토리아시크릿 등에 ODM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칼라일은 2015년 JP모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한 차례 매각에 나섰지만 가격 차이 때문에 실패했다. 이듬해인 2016년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당시 유사업종 상장 업체였던 한세실업 등의 주가가 떨어져 기업가치 기대가 낮아진 탓이었다. 칼라일은 2018년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재차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적 악화 등으로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약진통상은 주요 거래처인 GAP의 실적 부진, 빅토리아시크릿 납품 물량 감소 등으로 지난해 매출이 소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5600억원 수준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한 것이다. 다만 영업이익,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최근 해외 PEF를 중심으로 다른 PEF가 보유하고 있던 매물을 되사는 ‘세컨더리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자 세 번째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약진통상은 매년 EBITDA를 20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등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어 PEF 등이 인수에 관심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